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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다 달콤해지는 찜갈비…대통령도 반한 칼국수

중앙일보 2014.09.18 00:10 부동산 및 광고특집 7면 지면보기


“짜고 맵고, 대표음식도 없다구요? 천만에요. 맛 골목을 한번 가보면 생각이 바뀔 것입니다.”

 미식가 이동규(42·대구시 동구)씨가 최근 인터넷의 한 음식 카페에 올린 댓글이다. 전라도·경기도 미식가들이 지역별 음식을 소개하면서 대구 음식 얘기를 따로 넣지 않은 것을 보고서다.

 지난 2일 이씨를 따라 대구 들안길을 찾았다. 수성못까지 이어지는 2.3㎞ 도로 양쪽에 한식·일식 등 음식점 120여 곳이 모여 있다. ‘먹자 골목’이다. 음식점은 저마다 ‘최고’ ‘TV방영 맛집’ 등의 간판을 내걸고 있다. 한 부대찌개집 직원은 “손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며 “그래서 노력하고, 맛도 실제 최고”라고 말했다. 들안길은 1980년대까지 들판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도심 주차난을 겪던 대구 중구의 음식점이 하나 둘 옮기면서 지금의 맛 골목이 됐다. 그래서 음식점마다 독특한 맛이 있다.

 이어 찾은 중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 골목 양쪽에 ‘찜갈비’ 간판을 내건 음식점 12곳이 보였다. 동인동 찜갈비는 간장으로 양념하는 갈비찜과 달리 빨간색이다. 보기만 해도 매콤하다.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로 양념해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맵다. 그러나 고기를 먹은 뒤 입안에 남는 맛은 달착지근하다. 이씨는 “맵다가 달콤해지는 이 맛에 찜갈비를 먹는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동대구역에서 10분 거리다. 이곳에는 닭똥집 전문점 31곳이 모여 있다. ‘닭똥집 골목’ ‘닭똥집 시장’이다. 이곳에선 닭똥집을 치킨처럼 튀겨 후라이드나 매콤달콤한 양념으로 내놓는다. 한 상인은 “튀긴 닭똥집은 1972년 처음 선보였다”며 “닭똥집을 튀겨 손님에게 술안주로 낸 게 닭똥집 골목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대구의 맛은 이어진다.

 서문시장 1지구와 4지구 사이에는 13개 노점상이 줄 지은 ‘칼국수 골목’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서문시장 칼국수 맛에 반해 대구에 들르면 찾았다는 골목이다. 칼국수집은 인근 서남빌딩 뒷골목과 동산상가 등 모두 50여 곳에 이른다. 펄펄 끓는 솥에 면만 삶아 찬물에 한번 헹군 뒤 멸치·다시마로 우린 육수를 넣는다. 그 위에 부추와 삶은 호박채, 깻가루를 얹는다. 안동 건진국수 방식이다.

 이미 유명해진 곱창도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곱창집 40여 곳이 들어선 서구 중리동 곱창골목은 20대가 즐겨 찾는 곳이다. 고소한 맛을 찾아서다. 골목의 역사는 도축장과 함께 한다. 1981년 성당못 자리에 있던 도축장이 지금 골목과 마주한 아웃렛 쇼핑몰 자리로 옮겨왔다. 60여 곳 식육점도 함께 이동했다. 그날 도축한 고기를 파는 포장마차도 줄줄이 들어섰다. 곱창 도매업을 하는 황혜영(33·여)씨는 “중리못 둑을 따라 자리잡은 포장마차 자리에 상가가 들어서면서 곱창골목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중리동 곱창골목은 소 곱창이 주된 메뉴다. 같은 곱창이지만 남구 안지랑 곱창골목은 돼지곱창을 주로 판다. 살짝 데친 곱창을 잘게 썰어 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양념곱창’이다. 안지랑네거리 200m 양쪽으로 양념곱창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50여 곳이 몰려 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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