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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이 머물던 대견사, 웃음 선사하는 마비정 벽화마을

중앙일보 2014.09.18 00:10 부동산 및 광고특집 4면 지면보기
대구시 화원읍의 마비정 벽화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골목길을 걷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두부 만들기 등 농촌체험도 할 수 있다. [사진 대구 달성군청]



볼거리 가득한 비슬산

대구시 달성군의 비슬산 주봉은 ‘천왕봉’으로 해발 1084m다. 원래 대견봉이었지만 달성군이 국토지리정보원에 신청해 지난달 명칭을 바꾸었다. 예로부터 주민들이 사용해왔고 조선시대 각종 지도에 등장하는 명칭을 근거로 승인한 것이다. 주봉의 이름이 천왕봉인 지리산·계룡산처럼 명산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비슬산은 산세가 웅장할 뿐 아니라 관광자원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신라 고찰 대견사다. 지난 3월 복원된 이 절은 본당인 적멸보궁과 선당·산신각·요사채 등 건물 4개 동(전체 면적 186㎡)으로 구성돼 있다. 적멸보궁에는 불상이 없다. 대신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해발 1000m 절벽 위에 건립돼 전망도 빼어나다. 주변에 큰 산이 없어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을 발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다. 대견사는 신라 헌덕왕 때인 810년 창건됐다. 당시 이름이 보당암이었지만 조선시대에 대견사로 바뀌었다. 1917년 조선총독부가 “일본의 기를 꺾는다”며 없앤 뒤 97년 만에 복원된 것이다. 대견사는 『삼국유사』를 쓴 일연(1206~89) 스님이 머문 곳으로 유명하다. 일연은 1227년 승과인 선불장에 장원급제한 뒤 초대 주지로 부임해 22년간 이 절에서 지냈다. 달성군은 대견사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다음 달부터 임도를 따라 전기자동차를 운행할 예정이다.



  대견사 뒤에는 국내 최대의 참꽃(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100만㎡ 평원은 매년 4월 말이면 분홍빛으로 물든다. 이곳으로 오르는 산비탈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바위들을 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435호인 암괴류(岩塊流)다. 바위 덩어리가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널려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빙하기 때 형성된 지형으로 폭이 80m, 전체 길이가 2㎞에 이른다. 암괴류 아래에는 통나무집과 콘도 형태의 숙박시설도 있다.



  비슬산 북쪽 자락에 있는 화원읍 본리리의 마비정 벽화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35가구 6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은 전형적인 산골 마을이다. 골목길을 따라 흙벽에 그려진 벽화가 눈길을 끈다.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소와 담벽에 붙은 지게, 담장 위를 넘겨다보는 까까머리 아이의 모습 등 훈훈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그림이 이어진다. 마을 체험관에서는 고추·옥수수 따기 같은 농산물 수확과 두부 만들기 등을 해볼 수 있다.



  마비정 마을 입구 쪽에 위치한 대구수목원도 명소다. 이곳은 폐쇄된 대구시 쓰레기매립장 위에 흙을 7~8m 두께로 덮고 나무와 꽃을 심어 2002년 문을 열었다. 활엽수·침엽수 등 나무 15만 그루를 포함해 약초·야생초·선인장 등 모두 1800종 45만 본이 있다. 갖가지 식물이 있다 보니 사진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애호가인 박용성 전 대한체육회 회장이 10여 차례 찾기도 했다. 어린이가 있다면 비슬산 아래 테크노폴리스의 국립대구과학관에도 들러보자. 자녀들이 과학의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달성군에는 역사·문화·생태계 등 다양한 분야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다”며 “자녀와 함께 찾는다면 교육적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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