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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나는 금연영토 … 혼돈의 강남대로

중앙일보 2014.09.17 02:54 종합 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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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이전엔 서울 강남대로 일대 어디에서나 마음대로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2014년 9월 현재 실내외를 가릴 것 없이 강남대로 일대에서 담배 피울 곳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가 법률로 실내 금연을 확대하고, 지자체가 조례로 실외에서도 담배를 추방하면서 금연구역은 세포분열하 듯 퍼져나갔다.

무원칙한 금연구역 확장에
한 건물 내 금연·흡연 공존
자생적 '스모킹 존' 도 등장



 2011년 12월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중앙차로에 설치된 버스정류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듬해인 2012년 3월 서초구 쪽 강남대로가, 4월에는 강남구 쪽 강남대로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근린공원과 보육시설 주변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됐다. 실내 규제도 이어졌다. 2012년 12월 대로변의 1000㎡ 이상 건물 대부분이 금연구역이 됐다. 이후 PC방·호프집과 음식점으로 금연 영토는 넓어지고 있다. 우리의 금연 현실은 10년 전 유럽과 닮은꼴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사생활 영역으로 여겨온 주거공간과 자동차 내부까지 금연 영토에 편입되고 있다.



 하지만 한 건물에 담배를 피울 수 없는 산후조리원과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스크린골프장 등이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다. 금연구역 안에 우후죽순으로 생긴 ‘스모킹 존(smoking zone)’에선 담배 연기가 비흡연자들의 발길을 막아선다. 이러한 금연과 흡연의 불편한 공존은 실내·실외 금연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장소마다 규제하는 법률과 소관 부서가 달라 빚어진 현상이다. 무조건적 확대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 추진을 계기로 도시인의 일상 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는 금연 영토의 확장을 짚어본다. 금연정책은 이제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삶의 문제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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