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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사퇴를" "의총서 정리를" "투표로 정하자"

중앙일보 2014.09.16 02:38 종합 4면 지면보기



새정치련 '박영선 탈당설'에 패닉
강경파에 세월호법 휘둘린 게 발단
박, 중도파와 함께 신당 창당설도
문재인 "탈당까지 말할 사안 아니다"









세월호특별법 정국에서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으로 한 차례 쑥대밭이 됐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엔 박영선 국민혁신공감위원장(비대위원장)의 탈당설로 패닉에 빠졌다. 15일 박 위원장이 출근을 하지 않으면서 당무는 올스톱됐다. 강경파에 휘둘려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을 잇따라 파기하며 리더십에 손상을 입은 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영입 문제로 당 대표 대행이 탈당을 검토하는 초유의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의원들은 이날도 그룹별로 따로 만나 갑론을박을 벌였지만 대책 없이 쳇바퀴만 돌았다.



 강기정·노영민·진성준·은수미 의원 등 ‘박영선 퇴진파’ 의원들은 이날 18명이 다시 모였다. 전날 15명에서 3명이 더 늘어났다. 이들은 이날 다시 ‘박 위원장의 당직 일괄 사퇴’를 촉구했다. 유승희 의원은 “자진 사퇴를 요구했는데 진척이 없어 다시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대표가 어떻게 탈당을 운운하나. 아무리 힘들어도 일개 당원들도 그런 얘기는 안 한다”고 비난했다. 모임에선 “박 위원장이 탈당 카드를 흘려 사퇴여론을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차기 비대위원장 물망에 오르내리는 문희상·원혜영 의원과 정세균·박지원 의원 등 중진 10명도 회동을 했다. 국회 부의장 출신인 박병석 의원은 “이른 시일 안에 의원총회를 열어 모든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추미애 의원은 “지금 당의 정치적 모양새가 정치 집단으로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과 ‘박남매’로 불리며 멘토 노릇을 해왔던 박지원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탈당 운운하는 것은 나쁘고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박주선·주승용·변재일·황주홍 의원 등 중도파 모임인 민집모(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 의원 16명도 따로 만났다. 이들은 박 위원장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대신 국회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다. 최원식 의원은 회동 이후 “당내 문제로 국회가 방치되거나 더 이상 공전해선 안 된다”며 “국회 등원 및 현안에 대해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는 절차가 지켜져야 하고 전체 의원들의 뜻이 정확히 반영돼 당론이 만들어지는 당내 민주주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강경파들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게 아니라 중요한 사안에 대해선 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이다.



 당 일각에선 “박 위원장의 탈당 배후에 중도파 중진이 있다”거나 “중도파 의원들이 함께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것”이란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확산돼 안 그래도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흔들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의원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영입 논란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의 공동위원장안은 혁신과 외연 확장 두 가지를 동시에 도모해볼 수 있고 보수와 진보를 함께 아우른다는 면에서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방안이었다”며 “그 방안이 무산된 것이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안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 그런 방안이 제안되는 과정에 있어 충분히 의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설득하지 못한 과정상의 문제라 (박 위원장이) 탈당까지 이야기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이상돈·안경환 공동 비대위원장 체제를 찬성했지만 박 위원장이 당내 의원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측근들이 “문 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이상돈 교수는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비대위원이나 부위원장 정도로 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설명한 것과는 차이가 있는 설명이다.



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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