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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복지위 21명 중 12명 "담뱃값 2000원 인상 반대"

중앙일보 2014.09.16 02:30 종합 10면 지면보기
담뱃값 2000원 인상을 위한 ‘담배 3법’ 개정안 입법예고가 15일 끝났다. 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23일께 국회에 제출된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로,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은 기획재정위로, 지방세법 개정안은 안전행정위로 각각 회부돼 심의를 받게 된다. 법 통과의 1차 관문이다. 3개 상임위 중에서 보건복지위가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 금연정책을 총괄하고 담뱃값으로 조성되는 건강증진기금의 쓰임새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상 필요하지만 2000원은 과해"
"꼼수 증세 논란, 인상폭 협의 필요"
정부안 국회서 조정될 가능성 커

 본지는 14~15일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 21명의 찬반 입장을 긴급 조사했다. 정부 인상안 중에서 ▶2000원 인상 ▶담뱃갑에 경고 그림 넣기 ▶담배 광고 금지 ▶금연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등 네 가지를 질문했다. 21명 중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용익·이목희 의원은 “복지위의 우리 당 간사(김성주 의원)와 의논해 개별적인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정부의 2000원 인상 방침에 대해 의원 중 찬성은 5명, 반대는 12명이었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찬성한 의원 5명(문정림·박윤옥 등)은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반대한 의원 12명 중 새누리당 의원도 5명이나 된다. 이명수·김기선·김정록·김재원·김제식 의원인데, 이명수 의원은 복지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나머지 반대파 7명은 새정치연합 6명, 통진당 1명(김미희)이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도 반대 의견을 냈다. 김 의원은 “우리 당 의원들은 정부가 내놓은 담뱃값 인상안을 건강증진정책이 아닌 조세정책으로 규정한다”면서 “일부 의원은 의견을 내는 행위 그 자체가 정부안을 건강증진정책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답변을 거부한 안철수·김용익·이목희 의원도 사실상 반대라는 의미다. 이런 사정을 반영해 종합하면 2000원 인상안 찬반(김현숙 의원 제외)이 5대 15가 된다.



 다만 반대 의견을 낸 의원들은 대체로 담뱃값 인상의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일부 의원들은 적정 인상폭을 따로 제시했다. 1000원 이내가 3명, 1000원이 1명, 1000~1500원이 2명이었다.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급격한 인상안은 ‘꼼수 증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정부 인상안에서 500~1000원 정도 깎는 선에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외에 경고 그림·광고 금지 등의 비(非)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여야 구분 없이 대다수의 의원들이 찬성했다. 의사 출신의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정부는 그동안 말로만 비가격 정책에 힘쓰겠다고 해왔다”며 “이번 입법 과정에서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비가격 정책은 담배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 그림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10여 차례 입법을 추진했으나 국회에서 번번이 좌절됐는데 이번 조사에서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 조항에 의견을 낸 17명의 의원 중 3명만 ‘유보 또는 반대’였고 나머지는 모두 찬성이었다. 경고 그림은 폐암 걸린 폐 사진, 문드러진 잇몸 사진, 태아가 담배 연기를 마시는 그림 등을 말한다. 반대 의견을 낸 양승조(새정치연합) 의원은 “세계적인 흐름이긴 하지만 시기상조”라며 “효과를 고려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비롯한 소규모 상점 안에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정책과 관련해 응답한 의원 모두가 찬성했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담배사업법을 개정해 광고 금지를 추진할 예정이다.



  복지부의 금연정책에는 금연치료제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담뱃값 인상으로 확보한 건강증진부담금을 약물·상담 치료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답변을 낸 의원 16명 중 14명이 찬성했다. 복지위 김춘진(새정치연합) 위원장과 이명수(새누리당) 의원은 “원칙적으로는 공감하지만 건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현영·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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