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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생명공학 디딤돌,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중앙일보 2014.09.16 00:34 경제 11면 지면보기
박중기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바다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탄생시킨 생명의 기원이자 무궁무진한 자원의 보고다. 석유·천연가스·광물자원을 품고 있고, 해양생태계를 통해 지구 전체의 기후를 조절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오염원에 대한 자정능력 등 그 혜택은 다 열거할 수 없이 많다.



 바다엔 지구상에 존재하는 70% 이상의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서 생물자원의 보고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생물자원은 앞으로 국가성장 동력을 견인할 수 있는 핵심 소재로서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더욱이 해양 생물자원은 아직까지 미발굴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개발 잠재력이 매우 크다. 하지만 이 같은 생물자원은 몇 차례 우리 해역에서 일어났던 해양 기름유출사고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급작스런 사고나 여타 다른 오염 요인들에 의해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 빨리 이를 보전하고자 하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눈을 바깥으로 돌려보면 상황은 보다 시급해 보인다. 전 세계는 1992년 UN 환경개발회의에서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생물다양성협약(CBD)을 제정한 바 있다. 2010년엔 생물자원 개발에 따른 이익 공유를 명시한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되면서 생물자원화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특히 2주 뒤 전 세계 193개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 대표자가 참석하는 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가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될 예정이고, 여기선 나고야 의정서의 발효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나고야 의정서가 국제규약으로 발효하면 생물자원은 더 이상 인류공동의 자원이 아니다. 자원을 보유한 해당 국가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생물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고, 이로 인해 멸종되면 다시 회생할 수 없다. 따라서 생물종 보존을 위해서는 멸종되기 전에 본래의 서식처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식처 보존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생물자원을 다른 곳에 옮겨서라도 보존·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사는 해양생물 자원 중 미래에 개발 잠재력이 높은 자원에 대해 하루라도 빨리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를 위해 충남 서천군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생물자원 탐사연구를 수행했던 선진국보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해양생물자원관은 앞으로 국가해양생명자원 발굴을 주도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뿌리 깊지 않은 나무에서 풍성한 과일을 기대할 수 없듯,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과학기술이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생명공학 발전의 원동력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그 원천이 되는 생명자원 발굴·관리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 기능을 담당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충실한 역할을 기대해 본다.



박중기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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