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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준비, 3층 연금 쌓고 부동산 줄여라"

중앙일보 2014.09.16 00:23 경제 8면 지면보기


아무리 대비해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게 은퇴준비다. 퇴직이 눈앞에 다가온 1955~63년생 베이비부머 세대라면 더 그렇다. 어떻게 준비해야 걱정없이 살 수 있을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최근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교육포럼 대표를 맡은 강창희 전 미래에셋 부회장을 만나 물었다. 2004년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옛 투자교육연구소)를 세운 그는 10년 넘게 은퇴문제를 연구·강의하고 있는 전문가다.

강창희 연금교육포럼 대표
퇴직 후 월 50만원 벌이 … 2억 정기예금 보유 효과
수익률 연 4~5%로 낮추고 꾸준히 현금 나오게 해야



 - 은퇴준비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세 가지 착각부터 버려야 한다. 첫째, 여든이 되기 전에 죽을 거란 착각이다. 2011년 고려대 연구를 보면 1971년생은 약 절반이 90세 넘어서까지 산다고 한다. 이제는 여든 이후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죽음이 조용히 찾아올 거란 착각이다. 보통 2년~10년 동안 이런저런 병을 앓다가 죽는다. 그동안 의료비와 외로움과 싸워야 한다. 셋째, 자식이 나를 돌봐준다는 착각이다. 한국인의 노후수입 중 30%가 자녀에게서 나온다. 하지만 미국은 0.7%, 일본은 1.9%에 불과하다. 대신 공적·사적연금(67%)이 주수입원이다. 한국도 미국·일본처럼 될 거다.”



 - 한국 베이비부머 세대는 준비를 잘하고 있나.



 “아쉽게도 많이 부족하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평균자산이 4억200만원이다. 대부분이 부동산(3억400만원)이고 금융자산은 2500만원 밖에 안 된다. 이걸로 정년 후 길게는 40년을 어떻게 살 수 있겠나.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을 활용해야 한다.”



 -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건 없나.



 “은퇴자금 10억원을 준비해뒀다고 노후가 편안해 지는 게 아니다. 얼마나 오래 살지 모르는 상황에선 쌓아놓은 돈을 쓰기가 쉽지 않다.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는 말이 더는 농담이 아니다. 죽을 때까지 꾸준히 생활비가 나오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돈이 있는 사람은 자산을 쌓아놓지 말고 연금화해야 한다. 준비가 부족한 사람은 지금이라도 ‘3층연금(국민·연금·개인연금)’에 가입하고 퇴직 후 재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 퇴직했는데 또 일을 해야하나.



 “은퇴 후 월 50만원만 벌어도 2억원의 정기예금을 가진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눈높이를 낮추고 허드렛일이라도 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점심값 정도 벌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길 권한다. 단순히 돈을 위해서가 아니다. 옛날에는 은퇴하고 길어야 10년 정도 살다 세상을 떠났지만 앞으로는 20~40년을 살아야 한다. 60세에 은퇴해 80세까지 산다고 하면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빼고 8만시간을 보내야 한다. 일이나 봉사활동을 해야 보람도 있고 건강에도 좋다. 가장 좋은 노후대비는 평생 현역으로 일하는 것이다.”



 - 연령대별로 추천하는 은퇴전략은.



 “20~30대 때는 3층연금만 꾸준히 부으면 된다. 젊을 때 가장 좋은 재테크는 직장에서의 성공이다. 매달 50만원으로 펀드를 드는 것도 좋지만 영어를 배우고 전문성을 기르는데 투자하는 게 1순위다. 일을 등한시하고 주식투자하지 마라. 40대는 건강리스크와 자녀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아이 교육비를 적절하게 통제하고 보험을 들어 아플 때를 대비해야 한다.”



 - 저금리 시대에 추천하는 재테크는.



 “예금 금리가 10%였을 때는 1억2000만원만 있어도 이자로 매달 1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금리가 2%일 때는 6억원을 넣어놔야 100만원이 나온다.이제 예금만으로는 안 된다. ‘공자님 말씀’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주식과 채권·펀드에 장기분산 투자하고 목표수익률을 연 4~5%로 낮춰야 한다.”



 - 본인 노후는 어떻게 준비하시나.



 “우리보다 고령화가 빠른 일본에선 은퇴 후 가장 인기 있는 남편 1위가 ‘집에 없는 남편’이라더라. 내가 올해 67살인데 80살까지는 현역으로 매일 아침 집을 나서는 게 목표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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