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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북 원유 수출 중단의 속내

중앙일보 2014.09.15 17:40
올해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량이 전무한 것은 중국 정부가 북한에 핵개발 중지 확약 또는 6자회담 복귀 의사 표명 중 하나를 수출 재개 조건으로 내걸며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일본 교도(共同)통신이 14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매년 약 50만t의 원유를 북한에 수출해왔으나 중국 해관(세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간 대북 원유 수출량은 ‘0’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6~7월에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이 끊긴 적은 있었으나 올해처럼 1월부터 ‘전무’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북ㆍ중 경제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중국과 북한은 연말연초에 다음 1년간의 원유 수출입 분량을 통으로 협상ㆍ계약한다”며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북한 측에 6자회담 복귀를 조건으로 걸었으나 북한이 거부해 (원유 수출입) 계약 자체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중국의 초강수로 읽는 건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수출하는 원유 대신 민간 채널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정제유 등 석유 관련 제품의 수출은 올해 전년도 대비 약 50% 증가한 9만2000t 가량에 달하기 때문이다. 북한 내 석유 가격도 안정적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7월 북한 장마당 휘발유 가격이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인 리터당 10~11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이 인용한 중국 측 소식통 역시 “중국은 북한을 철저히 (궁지로) 몰아넣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재개도 있을 수 있다”며 “북한 연료부족이 정세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석유 제품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1년 반 사용할 수 있는 원유를 비축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중국 정부의 대북 원유 수출 중단은 ^서방에는 원유 공급을 끊음으로써 강력한 대북 제재를 취한 듯 보이면서^원유 이외의 석유 제품 수출 통로는 열어놔 북한의 정세를 관리하고^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핵 불용의 메시지도 전한 일석삼조의 조치인 셈이다. 북ㆍ중 경제통은 “원유 수출 중단은 북한에 충격파는 주지만 치명타는 못 된다”며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중국 정부”라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sujin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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