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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벳쇼, 공식접견 아닌 티타임 20분

중앙일보 2014.09.15 02:30 종합 4면 지면보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4일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 대사를 만났다. 윤 장관이 취임한 지난해 3월 이후 일본 대사를 만난 건 처음이다.


최근 관계개선 공감대 형성됐지만
위안부 해결 안 돼 회동 수위 낮춰

 윤 장관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양국의 문화교류 행사인 ‘한·일 축제한마당’에 참석해 벳쇼 대사와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2005년 한·일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해 시작돼 올해가 10회째다. 이 행사에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것도 처음이다.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일본 전통 북 공연팀의 합동공연을 관람한 윤 장관은 자리를 옮겨 코엑스 VIP룸에서 벳쇼 대사와 티타임을 가졌다. 20여 분 동안의 티타임에서 윤 장관과 벳쇼 대사는 양국 간 문화 교류와 관련된 사안들을 주제로 대화했다고 한다. 특히 “내년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한·일 관계 전반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배석한 외교부 관계자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 장관과 벳쇼 대사의 회동을 취재하기 위해 양국 취재진이 몰려들어 한때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주재국 장관과 대사가 만나는 자리가 이처럼 큰 관심을 받은 건 역설적으로 꼬여 있는 한·일 관계 때문이다.



 당초 윤 장관과 벳쇼 대사는 지난해 3월 윤 장관이 취임한 직후 공식 접견 형식으로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가 한 달 뒤인 4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바람에 우리 정부가 이 접견 일정을 취소했다.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롯한 일본의 역사 왜곡 도발로 인해 양국 간 갈등이 심해지며 공식 접견도 미뤄졌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과의 관계 복원 의지를 보이고, 최근 한·중·일 차관보가 만난 고위급 회의에서 3국 외무장관 회담을 여는 데 합의하는 등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자연스레 이번 회동도 성사됐다고 외교부 측은 설명했다. 벳쇼 대사가 “이번 행사에 윤 장관이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초청했고, 윤 장관이 “그럼 가는 김에 벳쇼 대사를 만나겠다”고 했다고 한다. 공식 접견이 아니라 티타임 형식으로 만난 건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유지혜·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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