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강 스님 법맥 이은 선불교 큰 인물
용주사 주지 정치적 선거에 낙담
수행 가풍 지키려 종단 등록 않기로
문제의 발단은 지난 8월에 치른 용주사 주지 선거였다. 송담 스님은 하안거 해제 법회 등을 통해 제자들에게 주지 선거 때문에 자꾸 잡음이 들려온다며 가급적 문중회의를 열어 추대 형식으로 주지를 정하라는 뜻을 전했다. 문중운영위원회는 성관 스님을 추대했다. 그러나 추대 형식에 반대하는 후보자도 있어 선거를 치렀다. 결국 총무원장을 역임했던 정대 스님의 제자인 성월 스님이 주지에 당선됐다.
주지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호텔에서 함께 투숙하며 술과 담배 등을 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같은 후보 측에서 일부 스님에게 돈봉투를 돌리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송담 스님이 몇 차례나 정치적인 주지 선거에 대해 경고를 했음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낙담하신 것 같다. 스님께선 수행 도량에 자꾸만 정치적 입김이 작용하는 것을 경계했다. 용화선원이라도 끝까지 수행 도량으로 남고자 종단 탈퇴를 선언한 것으로 본다. 같은 이유로 재단법인 법보선원으로 등록돼 있는 용화선원의 종단 등록도 이사회에서는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불교계는 송담 스님의 종단 탈퇴 선언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불교계의 한 관계자는 “송담 스님은 올해 88세다. 그 연세에 무슨 욕심이 있으시겠나. 전강 스님으로부터 내려오는 수행 가풍을 지키려고 하는 노스님의 결심이다. 불교의 핵심은 수행이지 않나. 수행에 방해가 된다면 종단이라도 탈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