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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인천장애인AG 선수촌장 위촉…리분희와 23년 만에 재회

중앙일보 2014.09.12 15:06
현정화(45) 한국마사회 탁구단 총감독이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장에 선임됐다. 23년 전 세계 탁구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함께 참가했던 북한의 리분희(46)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과의 재회도 이뤄질 전망이다.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위원장 김성일)는 12일 인천 송도 미추홀타워에서 현정화 감독을 선수촌장으로 위촉했다. 현 촌장은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구월아시아드선수촌을 이끈다. 대회 기간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단의 안전을 책임지고 숙식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 촌장은 "제의받은 지 며칠 만에 수락해 경황이 없다. 선수촌장으로서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 촌장은 고교 1학년 시절인 1985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아 세계선수권 4회 우승(단·복식·단체전),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복식 금메달 등을 이룬 한국 여자 탁구의 전설이다.



현 촌장이 장애인아시안게임에 관여하게 되면서 23년 전 남북단일팀에서 함께 뛰었던 리분희 서기장과의 만남 가능성도 커졌다. 현 촌장과 리 서기장은 지난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을 이뤄 여자 단체전 우승을 함께 이끌었다. 둘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지난 2012년 영화 '코리아'로 제작돼 주목받았다. 현 촌장은 "현재 내가 가장 이루고 싶은 큰 꿈은 분희 언니와 만나는 것"이라는 말을 수 차례 해왔다. 그는 "선수촌장직을 수락할 때 분희 언니와의 만남을 기대하는 부분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3일 리 서기장 명의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처음 참가할 뜻을 밝혀왔다. 리 서기장은 2012년 8월 런던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당시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참가한 바 있다. 리 서기장은 이번 대회에도 북한 선수단장 자격으로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 서기장과의 만남에 대해 현 촌장은 "만나고 싶다고 했어도 그 꿈이 인천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약간 긴장되고 생각도 많이 난다"고 했다. 현 촌장은 "서로 방에 찾아가면 안 된다고 했지만 몰래 가서 만났고, 내가 언니라고 부르면 분희 언니가 좋아했다"면서 "내 손으로 지은 밥 한 끼를 꼭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 촌장은 남북 체육 교류에 대한 확고한 신념도 밝혔다. 현 촌장은 시민 단체를 통해 남북 체육 교류와 관련한 사업도 구상해 왔다. 현 촌장은 "남북 단일팀에 있을 때, 좋았던 기억이 선하다. 그 때부터 남북 단일팀은 계속 만들어지고 체육 교류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 계속 교류를 하다 보면 그 사람들(북한)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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