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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도 '토종'이 좋다’는 과학적 근거 제시

중앙일보 2014.09.11 17:37
“유산균도 우리 ‘토종’이 좋은 것이야….”


국산 유산균은 아기의 기저귀에서 채취
‘식품과 건강 심포지엄’에서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 발표
생강ㆍ고추ㆍ마늘에 대한 저항성, 국산 유산균이 수입산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국산 유산균이 수입 유산균에 비해 생강ㆍ파ㆍ고추 등 세균을 죽이는 각종 향신료들에 대한 저항성이 훨씬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국산 유산균 제품을 섭취하면 유산균이 대장까지 살아서 안착(安着)할 가능성이 수입 유산균에 비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유산균은 섭취 뒤 위(胃)를 통과하는 동안 위산(胃酸)에 의해 90% 이상이 죽는다. 위산의 공세에 살아남은 것 중 절반은 다시 담즙산에 의해 사멸된다. 우리가 섭취한 유산균의 거의 대부분이 최종 목적지인 장(腸)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장에 무사히 도착한 유산균은 장내의 유해균은 죽이고 유익균은 돕는 등 정장 작용을 한다.



바이오업체인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유산균 발효학 박사,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는 최근 서울시 시민청에서 열린 ‘뉴스와 셀럼이 있는 식품과 건강 심포지엄’(뉴셀럼)에서 “유산균 제품에 든 유산균이 최종 목적지인 장(腸)에 도착할 확률은 5%에도 미치지 않는다”며 “국산 유산균의 생존율은 수입 유산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삼육대 연구팀의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논문은 내달 ‘한국미생물학회지’에 실릴 예정이다.



삼육대 연구팀은 국산 유산균 제품(11개)에 든 유산균을 생강ㆍ파ㆍ마늘ㆍ홍고추ㆍ파ㆍ양파ㆍ프로폴리스 등 ‘항균(抗菌) 효과’를 지닌 향신료의 용액에 떨어뜨렸다. 국산 유산균 제품에 든 유산균의 생존율이 수입 유산균 제품(6개)의 유산균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는 것이 연구의 결론이다.



국산 유산균은 젓갈ㆍ김치 등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과 아기들의 기저귀 내 분변에서 추출한 것이다. 수입 유산균은 보통 치즈 등 유제품에서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표는 “아기들의 분변에서 유산균을 채취하기 위해 산후조리원을 돌며 아기 기저귀를 수거해 온다”며 “자연분만으로 출생한 아기의 분변만 이용하며 제왕절개아의 분변엔 다른 세균들이 들어 있어 유산균의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산 유산균이 서구 유산균에 비해 장까지 더 많이 도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 대표는 “국산 유산균의 생존율이 서구 유산균에 비해 높은 것은 무수한 전쟁과 기근을 경험한 한국의 역사 덕분”이며 “악조건 하에서도 반만년이나 살아남은 국산 유산균의 생존력이 뛰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추정했다.



또 “오랫동안 김치ㆍ젓갈ㆍ막걸리 등 발효식품을 즐겨 온데다 마늘ㆍ고춧가루ㆍ생강 등 항신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매일 섭취한 것도 국산 유산균의 ‘체질’을 ‘강건’하게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산 유산균의 ‘견디는 힘’은 유산균 종주국인 덴마크에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정대표는 “덴마크 사람들이 평소 섭취한 유산균은 ‘약골’이어서 살아서 장(腸)에 도착할 확률이 높지 않았다”며 “이들이 한국산 유산균 제품을 섭취하자 장에 유산균이 많이 도달하면서 변비 등 장 트러블 해소에 큰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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