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원복의 세계 속의 한국] 네거티브의 함정

중앙일보 2014.09.11 00:31 종합 28면 지면보기
다음 주 목요일인 18일, 스코틀랜드가 독립여부를 두고 국민투표를 한다. 과반수의 찬성표가 나오면 영국, 즉 브리튼왕국의 한 축인 이 지역은 하나의 나라로 2016년 떨어져 나가게 된다.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북아일랜드, 즉 얼스터지방의 네 ‘나라’의 연합으로 이뤄져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300년 이상 같은 나라로 살아온 처지에 설마 정말로 독립해 나가랴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찬반 국민투표

8월 초만 하더라도 독립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22%나 많았는데(61:39) 지난 일요일 조사에서는 독립반대가 49%, 찬성이 51%로 역전되어 전 영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찬성이 과반을 넘어 실제로 스코틀랜드가 떨어져 나가는 사태도 충분히 가능하게 됐다. 당황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여름마다 스코틀랜드에 머무는 엘리자베스 2세를 만나러 달려갔고 여왕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할 정도로 분위기는 심상치 않아졌다.



 스코틀랜드는 1707년 경제파탄으로 스스로 의회를 폐쇄하고 영국과 합병에 동의하였다. 그 배경에는 부패한 의원들이 있었고 영국은 스코틀랜드가 천적 프랑스와 연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받아들였다. 스코틀랜드인들은 당연히 결사반대했고 내란위기까지 몰린 끝에 영국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여 가까스로 진압하였으니 잉글랜드에 대한 국민감정이 좋을 리 없었고 언제나 독립을 부르짖어 왔다. 한 예로 열렬한 독립지지자인 유명배우 숀 코너리는 독립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고향에 결코 돌아가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한 바 있다.



 여론이 돌아선 이유 중에는 그동안 치열하게 펼쳐졌던 찬반 캠페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독립반대자들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해서는 결코 자립할 수 없으며 독립했을 경우 닥쳐올 엄청난 불이익을 강조한 네거티브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텔레비전 찬반 토론에서 스코틀랜드 민족당의 알렉스 새먼드 당수의 “만약 독립하면 큰 경제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지금 겪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경제위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노동부 장관은 답변을 못하고 진땀만 흘렸다.



스코틀랜드인들은 이러한 네거티브 캠페인에 피로감과 식상함을 드러냈고, 독립하지 않으면 어떤 이익이 돌아오는가를 왜 설득하지 못하는가를 묻는다. 네거티브는 강렬하고 자극적이어서 마치 효과가 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정 큰 힘을 지닌 것은 포지티브 전략이 아닐까? 투표 결과를 떠나 이번 사태가 던져주는 메시지를 우리 정치도 눈여겨볼 일이다.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