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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폐기물은 기술 아닌 정치 문제

중앙일보 2014.09.10 00:48 종합 18면 지면보기
“태양광 발전에 드는 비용은 풍력·원자력 발전의 3~6배에 달합니다. 지금으로선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전기절약이 지구 온난화 방지에 효과적입니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뮬러 교수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 강연

 리처드 뮬러(70·사진) 미국 UC버클리대 물리학과 교수는 지난 5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강연을 통해 “값비싼 신재생 에너지로는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어떤 에너지원이라도 경제성이 없다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뮬러 교수는 태양광 발전에 대해 “중국의 태양광 발전 기업 두 곳이 이미 파산했다”며 “값비싼 보조금을 지급하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태양광 발전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막대한 보조금을 주는 게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전기차 열풍에 대해서도 “전기차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사업 모델로 현실적이지 않다”며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휘발유를 이용하는 차량보다 비싸고 나중에 교체까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을 제시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은 재생가능하지는 않지만 지속가능한 대체 에너지”라고 설명했다. 강연 후 서울대 학생들이 한 10개 질문 중 5개가 원자력 발전에 관련된 질문일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도 많았다. 그는 “대기 오염과 지구 온난화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며 “논란이 되는 방사성 폐기물은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뮬러 교수는 1982년 맥아더 펠로십을 받았다. 맥아더 재단이 수여하는 이 펠로십은 독창적이고 창의적 성과를 거둔 사람에게만 줘 ‘천재상’이라고 불린다. 그는 PBS와 BBC의 과학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대중적 지명도도 높다. 2010년 비영리단체인 ‘버클리 지구(Berkeley Earth)’를 설립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과학기술 자문단에 참여해 미 대통령에게 에너지·환경 정책을 조언했다.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등의 저서를 내기도 한 그는 “에너지 정책은 완강한 저항에 부딪힐 경우도 있고, 국민 인식과 과학적 사실이 다를 수도 있다”며 “에너지에 대해서만큼은 지도자가 반드시 알고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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