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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그의 넉살 … 최인호 1주기 추모전

중앙일보 2014.09.10 00:25 종합 14면 지면보기
‘영원한 문학청년’ 최인호(1945∼2013·사진)씨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이다. 이달 25일 그의 1주기 기일(忌日)을 앞두고 생전 그의 업적과 체취를 기리는 추모전이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열린다. 19일부터 11월 8일까지다.


19일부터 영인문학관서

 최씨의 이미지는 아직도 싱그럽고 풋풋하다. 여전히 생명력 있는 그의 작품들, 치기와 배짱, 화려함과 활달함 등이 어우러진 그의 인생 이력 때문일 것이다. 추모전은 그의 그런 면모를 제대로 엿볼 수 있는 유품들로 꾸며진다. “자랑스레 공군에 입대하는 애국적 거사에 앞서 그동안에 제가 공연히 불안스런 봄닭처럼 괴롭힌 죄과에 대해 사과도 할 겸, 인사도 드릴 겸 한번 뵈었으면 하는 바 있습니다·” 전시품 가운데 동갑내기 부인 황정숙씨에게 보낸 결혼 전 연애편지에서는 최씨 특유의 넉살이 묻어난다.



 항암치료를 받느라 손톱이 빠진 손가락에 끼고 원고를 썼던 고무 골무, 고통스러운 기도를 올리는 가운데 흘린 눈물 자국이 허옇게 번진 책상, 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꾹꾹 눌러 쓰느라 펜촉이 돌아간 만년필 등 그의 마지막을 증언하는 유물들이 눈길을 끈다.



 등단작인 단편 ‘견습환자’를 비롯해 출세작인 장편 『별들의 고향』, 시대를 풍미한 장편 『길 없는 길』 『상도』 등의 육필 원고도 볼 수 있다. 고(故) 박완서 선생이 투병 중이던 최씨에게 보낸 위로 편지, 어머니·자녀·손녀 등과 주고 받은 편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도 함께 전시된다. 많은 작품이 영화 등으로 만들어진 그답게 각종 영화·연극 자료도 선보인다.



 이 전 장관은 추모전 도록에 실린 글에서 “인호가 세상을 떠났다. 나쁜 녀석. 영정 앞에 향불을 피우며 욕을 했다. 내 가슴에 그렇게 큰 구멍 하나 뚫어놓고 먼저 가버리다니(중략) 보고싶다 인호야”라며 그리움을 표현했다. 추모전은 영인문학관과 생전 고인이 책을 냈던 여백출판사가 함께 마련했다. 02-379-3182.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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