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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행적 논란, 김기춘 탓 … 개헌 내년 초 논의

온라인 중앙일보 2014.09.07 00:45
최정동 기자



여권 차기 대선후보 선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 문제는 김기춘 실장에게 책임이 있다. 참 답답한 사람들이다.”



김무성(사진) 새누리당 대표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 논란에 대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표는 4일 아침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에 출석한 김 실장이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보를 분 단위로 밝혔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김 실장이 국회에 열 번이라도 나와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권력을 분산하기 위한 개헌 논의를 내년 초에 시작해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은 새 헌법하에서 뽑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 표류 중인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김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비대위원장을 따로 뽑는다면 그와 대표 간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선 “체포동의안이 접수 72시간 안에 의결되지 않으면 동의로 간주되도록 국회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지난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리얼미터)에서 1위(17.6%)에 오른 김 대표는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체포동의안 부결 비판 달게 받을 것”

-송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데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국민적 비판을 달게 받겠다. 대표로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는데 어긴 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 특권이 헌법상 권한인 데다 의원들이 체포동의 대상인 동료 의원의 호소를 듣고 ‘정말 억울하겠다’ ‘나도 구속될 수 있겠다’고 여긴다는 거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긴 거다. (당 대표라도) 막을 수가 없다. 결국 개헌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그래서 국회법을 개정하려 한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안에 의결하되 이 시한 내에 의결이 안 되면 체포에 동의한 걸로 간주한다’는 내용이다.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이 안을 들고 당장 야당과 협상하라, 연말까지 갈 것도 없다’고 했다. 야당도 합의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새정치연합은 그보다는 세월호특별법 처리에 관심이 많아 보이는데.

“협상에선 여당이 더 양보해야 한다는 게 평소 내 주장이었다. 그런데 특별법은 우리(새누리당)가 낭떠러지까지 양보한 거다. 여당 몫 특검 추천위원 2명을 야당과 유족의 결재하에 임명하기로 했지 않나. 더 양보하면 벼랑에서 떨어진다.”



-대표가 나서서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크다.

“답답하다. 새누리당은 철저한 투톱 체제라 특별법은 원내대표의 고유 업무다. 여야 원내대표끼리 합의가 안 되면 대표 간 물밑 대화 루트가 필요하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엔 대표가 없다. 박영선 국민혁신공감위원장은 이 원내대표의 파트너다. 그러니 내가 나설 수 없는 거다.”



-새정치연합에서 박 위원장에겐 원내대표만 맡기고 비대위원장을 따로 뽑자는 움직임이 있지 않나.

“그러면 (내가) 나설 수 있다. 원칙을 지키면서 운영의 묘를 살릴 길을 찾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야당은 참사 당일인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의문의 7시간’을 계속 겨냥하고 있다.

“그런 유언비어가 퍼진 건 국회에서 답변을 잘 못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책임이 있다. ‘박 대통령이 사고 당일 분 단위로 이렇게 이렇게 움직였다’고 밝혔으면 됐을 텐데, 그러지 않았으니 문제가 커진 것 아니냐. 최근 십수 년 동안 나라에 이런 큰 쇼크가 있었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열 번이라도 국회에 나와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했다. 그런데 (김 실장 측이) ‘국회에 장시간 나와서 다 답변했는데 또 불러내느냐’는 식으로 나오니 국민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나. 내 오늘 처음 공개적으로 이 얘기를 한다. 김 실장 측은 ‘(야당이) 협상 용도로 나를 (국회로) 부른다’고 반발하는데, 이는 (김 실장이) 국민에게 무언가 숨기려 한다는 오해의 빌미를 제공할 뿐이다. 답답한 사람들이다.”



-박 대통령이나 김 실장과는 연락하나.

“대통령과 자주는 없지만 김 실장은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도록 (돼 있다).”



-재·보선 때 약속한 당 개혁은 어떻게 되나.

“추석 지나면 곧 혁신위원회가 출범한다. 재·보선 기간 가동됐던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에서 요구한 공천 인사검증제 등 혁신안을 다 수용하고 새바위 멤버들을 혁신위에 참여시킬 생각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행동이다. 신한국당·한나라당 시절부터 혁신위원회를 대여섯 번이나 만들었지만 대표 바뀌면 다 뒤집혔지 않나. 나부터 행동으로 혁신을 실현하겠다. 우선 낮술이나 폭탄주 같은 과도한 음주 문화를 없애고, 선관위에서 받은 국가보조금으로 결제되는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전부 공개하겠다. 호텔에서 한 끼 10만원 넘게 먹어 온 조찬·오찬·만찬도 일반 식당으로 바꾸겠다.”



“공천 장난 못 치게 완전 국민경선 도입”

-정치인들은 늘 호텔 밀실에서 만나더라.

“은밀한 대화에서 부패가 나온다. 얼마 전 당 상임고문들을 점심에 초대했다. 과거에 이런 자리는 63빌딩의 고급 중식당 ‘백리향’에서 이뤄졌다. 고문 36명에다 당직자를 포함해 50명쯤이 한 끼 먹는데 1000만~1200만원 들어갔다. 이번엔 국회 앞 일반 한정식집에서 모셨더니 200만원이면 되더라. 취지를 말씀드렸더니, 다들 ‘잘했다’며 술 한잔 안 드시더라. 백리향에서 식사하면 어김없이 고급 포도주가 나온다. 쩨쩨한 놈이란 소리 들을까봐 무조건 따야 한다. 하지만 건배용으로 한 잔 따르고 나머지는 버리기 마련이다. 그게 전부 국민 혈세다. 내가 이런 걸 못 하게 하니 ‘짠돌이’란 소리가 나오더라. 앞으로도 대표로서 유명한 짠돌이란 소문이 이어지길 바란다.”



-그보다 중요한 개혁은 공천 개혁 아닌가.

“그렇다. 우리 정치권의 고민의 90%가 잘못된 공천에서 나온다. 그래서 나는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고 다른 사람이 (당) 권력을 잡아도 (공천) 장난을 치지 못하게 하겠다. 미국식으로 완전 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도입할 거다. 역선택을 막기 위해 야당과 같은 날 경선을 치르도록 법제화하겠다. 야당도 대찬성 하는 걸로 안다. 박영선 위원장이 ‘모든 걸 국민 선택에 맡기자’고 했지 않나. 현역 의원들이 유리해진다는 반론이 있지만 논리에 맞지 않는다. 과거 선거를 보면 늘 50% 넘게 물갈이를 했지만 정치는 오히려 퇴보했지 않나.”



-제왕적 대통령제로 인해 ‘통치 불능’ 상태가 고착화됐다는 우려가 크다.

“5년 단임제로 집권했던 역대 대통령 6명 중 4명이 자기 당에서 쫓겨났다. 또 5년은 유능한 대통령에겐 너무 짧고 무능한 대통령에겐 너무 길다. 미국 대통령보다 강한 제왕적 권력과 승자독식 게임구조, 총선·대선 주기 불일치도 문제다. 결국 개헌으로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 내 소신은 뚜렷하다. 미국식 4년 중임제 정·부통령제나 대통령·총리가 외교·내치를 나눠 갖는 오스트리아 방식 등이 다 연구돼 있다. 논의만 시작하면 금방 (개헌)할 수 있다고 본다.”



-그 가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원하나.

“내 입장이….”(말하기 적절치 않다는 뜻)



-박 대통령은 개헌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개혁에 집중하는 집권 초반기엔 개헌을 논의하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 하지만 다음 선거(2016년 20대 총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지금이 적기다. 내년 초부터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내년 안에 개헌안이 나올까.

“이미 컨센서스는 형성돼 있다고 본다. 박 대통령도 개헌해야 한다고 공인으로서 공식적으로 밝혔지 않나.”



-차기 대통령은 새 헌법으로 뽑아야 하나.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 나중에 차기 대권주자군들이 굳어지는 시점이 되면 또 개헌에 반대하지 않겠나. 그러니 지금부터 내년까지가 논의의 적기다.”



-야당도 응할까.

“야당에서도 합리적인 사람들은 다 개헌을 원한다. 그리고 수준 높은 정치, 즉 연정을 할 필요가 있다. 중간 지대를 만들어 양극화된 정치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일례로 의석이 5석인 정의당이 참여할 틈이 있어야 하는데 새정치연합이 막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1위다.

“지금이 대권 논할 때인가. 오죽하면 대권주자들을 초청한 관훈토론회에서 내 이름은 빼달라고 했겠나. 당을 개혁해야 하는 대표가 대권 운운하면 사심이 들어간 것으로 받아들인다.”



-김 대표를 빼면 새누리당에 대권주자급 스타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왜 나 혼자뿐이냐. 문수(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복안은.

“우리는 보수 우파를 대표하는 정당이다. 보수 우파를 아우르는 큰 그릇을 만든 뒤 천하의 영웅 호걸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혁신위원회 대표부터 외부 인사를 쓰나.

“외부 인사가 당내 사정을 뭘 아나. 권력자 마음대로 하수인 역할만 했으니, 나는 (외부 영입) 안 한다. 단 위원회 멤버들은 (영입) 가능하다.”



-5·24 대북 제재를 풀라는 얘기가 당내 곳곳에서 나온다.

“인천아시안게임은 북한의 체육·외교 엘리트들을 만날 좋은 기회다. 쩨쩨하게 굴지 말고 통 크게 해줘야 한다. 응원단도 오게 해야 한다. 그 경비로 30억원쯤 든다는데 내 얘기를 들은 어느 기업인이 ‘그 돈 내가 내겠다’고 하더라. ‘북한=위협’이란 논리에만 빠지면 아무것도 못한다. 수백 명의 응원단이 우리 잘사는 모습 보면 다 득이 된다.”



-서청원 최고위원이 병 치료를 이유로 한 달간 칩거 끝에 복귀했다.

“내 오랜 선배로 너무 잘 아는 사이다. 병원에 문안 가서 ‘적극 협조하겠다, 잘 하자’는 말을 주고받았다. 아무 문제 없다. 또 내가 인선한 당직자들을 보라. 전당대회 때 서 의원 밀던 사람들이 절반이다. 오히려 날 민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



-국민들에게 추석 메시지를 전한다면.

“추석 전에 세월호 정국을 풀지 못한 데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역에 나가 귀성객들에게 전단 돌리는 대신 형편이 어려운 사할린 동포들을 뵙는 걸로 추석 인사를 할까 한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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