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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BOX] "저격수 총알받이 훈련 … 좋지야 않지요"

중앙일보 2014.09.06 01:40 종합 11면 지면보기
“대통령 경호실은 치명(致命) 조직이다.”



 4일 청와대 인근 카페에서 인터뷰를 위해 만난 11년차 남성 경호관 A씨. 그가 청와대 경호관의 최고 덕목으로 꼽은 ‘치명’은 견위치명(見危致命·나라의 위급함을 보고 몸을 바친다)에서 따온 말이다.



 함께 나온 8년차 여성 경호관 B씨는 “공채 포스터에 ‘목숨 바칠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적은 건 그런 자세가 없다면 합격하더라도 어차피 중도에 도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운동으로 단련된 남녀 경호관의 얼굴과 이름을 모두 공개하고 싶지만 경호관은 신상 공개 금지가 원칙이다.



 - 위기상황이 되면 정말 대통령 대신 죽을 수 있겠나.



 ▶A=“대통령을 근접 경호하는 부서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거기선 첫 번째 자세가 ‘죽을 수 있느냐’다. 그걸 이뤄내야 했다. 수류탄을 몸으로 덮는 상황 훈련을 반복적으로 하니까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도 내가 대신 죽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하도록 생존 본능에 반하는 훈련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만일 대신 죽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른 길을 알아봐야 하지 않겠나.”



 ▶B=“저격수가 쏜 총알을 대신 맞는 훈련을 하고 나면 다 같이 동영상을 본다. 아무리 훈련이어도 그때의 표정을 보면 좋지는 않더라.”



 - 채용 때 압박면접은 어떻게 하나.



 ▶B=“면접장에 들어가니 수험번호와 이름을 확인하고 5분 정도 적막이 흘렀다. 그러더니 갑자기 뒤돌아 서라고 하고 5명의 면접관을 자세히 묘사해보라고 시키더라.”



- 어떤 사람이 경호관에 적합한가.



 ▶A=“흔히 무도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만들어지는 것이다(경호관은 합격 뒤 9개월간 혹독한 훈련을 거친 뒤 부서에 배치된다). 무도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필기시험을 통과 못 하면 소용없다. 경호관은 현장에서 군인·경찰과 통합작전을 펴기 때문에 소통과 배려가 중요하다.”



 - 여성 경호관이 아이를 낳고 나면 임무가 어렵지 않나.



 ▶B=“두 아이의 엄마도 현장에서 경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오히려 자기관리가 더 철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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