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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가파른 현실 두려운 젊은이들이여 실패를 넘어 '도전 아이콘'이 되라

중앙일보 2014.09.06 00:18 종합 21면 지면보기
세상에 없는 세상수업

이훈범 지음

올림, 344쪽, 1만5000원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등을 쓰다듬는 위로는 아니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스펙을 키우라 다그치는 자기계발서는 더더욱 아니다. 저자는 이 땅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표범이 되라”고 말한다. 자랄수록 털 빛깔이 더욱 윤택하고 아름다워지는, 안개 속에 숨어있을 땐 업신여김을 받지만 한번 울부짖으면 온갖 짐승이 놀라 간을 떨어뜨리는. 표범처럼 고요 속에서 자신과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가파른 현실에 지지 않는 내성과 면역력을 갖추라는 권유다.



 일간지 기자로 25년간 일한 저자가 오랜 관찰과 공부로 깨우친 통찰은 묵직하다. 그에게 지혜를 건넨 건 과거를 살았던 이들이다. 책에는 동서양 역사 속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연합군의 선봉장으로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을 보자. 그는 1차 대전 때 영연방 함대를 이끌고 갈리폴리 상륙작전을 펼쳤다 참패를 당한 ‘실패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도전 또 도전한 끝에 결국 역사에 남는 정치가가 된다.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보여주는 삶이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는 서얼 출신에 집도 가난했지만 책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작은 방에 쏟아져들어오는 햇빛을 따라 자리를 옮기며 책을 읽었다. 비웃음도 받았지만 결국 사람들은 책을 알아보는 그의 눈을 인정했다. 이후 벼슬길에 올라 정조의 극진한 사랑을 받게 된다. 저자는 이덕무의 삶을 통해 “없는 것도 찾아서 자기 것으로 만든 옛 사람을 본받아 이 시대의 풍요로움을 내 귀중한 자산으로 만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에는 역사라는 프리즘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다. 염치를 잃은 정치인들, 경쟁에 지쳐 스러져 가는 젊은이들, 스마트폰에 중독돼 진짜 스마트함을 잃어가는 사람들 등 어두운 풍경을 비껴 갈 수 없다. 그렇기에 더욱 미래 세대에게 기대하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젊은이들밖에 없습니다. 고개를 들어 좀 더 먼 곳을 보세요. 길가에 떨어진 동전들을 줍다 보면 목적지에 늦게 도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리번거리지 말고 성큼성큼 걸으세요. 동년배들이 세계 곳곳에서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131쪽)”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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