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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시멘트, 안은 황토로 시공된 퓨전 흙집

온라인 중앙일보 2014.09.04 09:45










전면부에는 넓은 데크를 내어 앞마당 너머 서해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집터는 건축주의 고향 마을에 1780년 무렵 조성됐다. 대대로 마을 면장을 지냈던 가문이라 집터도 넓고 풍광은 더욱 좋았다. 지금은 바로 곁에 면사무소가 위치해 번화했지만 앞마당 멀리 서해 바다가 넘실대는 빼어난 경치는 그대로다.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은퇴를 앞두고 집 정비에 고심했다.



몇 해 전, 노모가 세상을 뜬 이후, 어쩔 수 없이 빈 집으로 방치되어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했다. 얇은 적벽돌 조적집은 윗바람이 심하고, 단열이 전혀 안 된 지붕 때문에 겨울나기가 힘들었다. 철거 후 신축이냐 대수선이냐를 놓고 한참을 저울질하다 아내의 요청에 흙집 전문가를 초빙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몇 번의 리모델링을 거쳤기에 살면서 불편함은 없었어요. 그러나 지붕 공사는 하지 않아 구옥의 이미지는 그대로였어요. 노후를 보낸다는 생각에 건강에 좋은 집으로 바꿔야겠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시골집치고는 넓은 면적에 적벽돌로 튼튼하게 지어진 집이었기에 대수선으로 가닥을 잡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외부는 시멘트로 미장을 하고 내부는 흙벽돌을 이용해 새로 단장했다. 폭이 30㎝에 달하는 두꺼운 벽돌을 사용해 벽 두께가 두꺼워지고 안정적인 개구부를 통해 창호를 달았다.



구옥의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 거실 앞뒤로 큰 창을 내고 주방 옆으로 통창을 내어 데크와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새로 올린 지붕과 아궁이 구들방



지붕은 모두 철거하고 새로 제작했다. 탄탄한 벽체를 믿고 더글라스퍼(douglas-per)로 치목한 육중한 보와 서까래를 걸고, 지붕 위로 흙을 덮어 단열을 보강했다. 이때 벌레들을 막기 위해 소금과 참숯가루를 함께 뿌려준다. 마감재로는 흙집과 어울리는 황토 빛의 투톤 싱글을 선택했다.



거실과 주방은 심야전기보일러로 바닥 난방을 해결하고 구들방을 추가로 설치했다. 아궁이는 과감하게 거실로 들였는데, 이는 벽난로와 아트월 역할을 겸하고 있다.



“거실 공기도 훈훈해지고 구들방도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 아이템이죠. 바로 곁에 장작을 쌓아놓거나 연통 주변에 인테리어 소품을 놓아 연출할 수 있습니다.”



구들로 인해 방 높이는 거실보다 두 계단 정도 높아졌고, 그 위로 2층을 만들어 서재를 두었다. 새로 지은 이 공간은 집주인이 가장 애착을 갖는 곳이다. 구옥의 상량문이 적힌 마룻대를 그래도 옮겨 달았는데, ‘단기 4293년’이라고 쓰인 먹글자가 아직도 선명하다. 서재는 동쪽으로 테라스를 내어 팔봉산을 감상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리기도 한다.



▶외부는 시멘트로 시공하고, 내부는 황토로 마감



실내의 벽면은 모두 황토로 미장 했다. 황토물에 운모석 가루나 섬유질을 넣어 갈라짐을 없게 하고, 마른 후 맥칠을 더해 매끈한 면을 완성한다. 맥칠은 색이 좋은 황토를 선별해 물에 풀어준 다음 고운 채로 침전시키면 앙금이 되는데, 이를 건조시켜 붓으로 바르는 것이다. 벽 색깔이 밝고 흙가루가 묻어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주방은 완전 입식으로 설계하고, 보조주방과 다용도실까지 갖춰 편리하다. 화장실 역시 최신식 설비를 갖추고 있다. 흙집이지만, 생활의 편의를 다분히 고려한 시공으로 세심함이 돋보인다.



“너무 옛 방식만 고집해 현대와 어울리지 않는 흙집도 있고, 무늬만 흉내 내는 데 그쳐 친환경적이지 못한 집들도 있습니다. 둘 사이의 조율을 잘 하면서 각자 스타일에 맞는 흙집을 짓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건축주는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으로 흙집을 갖게 되었고, 원하던 구들방까지 덤으로 얻었다. 어느덧 ‘면장댁’으로 불리던 호칭이 ‘굴뚝이 멋진 집’으로 바뀌고 있다.



서산주택은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현대의 첨단 주거문화와 비견해도 부족함이 없는, 안락한 흙집의 도전이다.



TIP : 시선 끄는 두 개의 굴뚝



실내에 아궁이를 두는 만큼 혹시나 연기가 안으로 들어올까 바로 상단에 연통을 세웠다. 또한 개자리 굴뚝은 길게 빼내 벽돌로 조형미 있게 조적했다. 굴뚝 안에는 환풍기를 달아 강제로 불을 빨아들이게 되어 안으로 새는 연기를 최소화한다.



취재협조ㆍ토담건축 010-5279-0083

제공 월간 전원속의 내집 http://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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