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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엉킨 실타래 가장 빨리 푸는 법은 딱 끊는 것"

중앙일보 2014.09.04 02:51 종합 4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2차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 담당자들이 ‘내가 이 규제의 피해자’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왼쪽부터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이정면 범건축 대표, 정홍원 국무총리, 박 대통령,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이희숙 농업인,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내년이요? 법을 개정해서 하려면 내년에도 되겠나요.”

화끈하고 신속한 규제개혁 주문
아이 10명 키운 홀어머니 예 들며
"국민 애로, 그런 마음으로 해결을"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폐수 관련 규제가 과도하다”(귀농인 이희숙씨)는 민원에 대해 ‘법률 개정’을 해법으로 황당하다는 듯 이같이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각계 인사 1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 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다.



 박 대통령은 시종 ‘화끈하고 신속한 규제개혁’을 당부했다.



 전자상거래 인증 관련 규제와 관련, 박 대통령은 “엉켜 있는 이런 실타래를 끊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무엇이겠느냐”며 “실타래를 딱 끊어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르디우스의 매듭’(대담한 방법을 써야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뜻)같이 아주 우리도 과감하게 달려들어야지 조금씩 조금씩 고치면 그것은 부지하세월이고, 그러는 사이 다른 데는 훨훨 난다”고 강조했다.



 규제개혁 과정에서의 부작용 문제에 대해선 “어떤 부작용이 염려돼 ‘못한다’고 할 게 아니라 ‘부작용은 어떻게 지혜롭게 창의적으로 해결하느냐’를 생각해야 한다. 조그만 부작용 때문에 안 되는 쪽으로 나간다면 더 큰 손해가 된다”고 했다.



 5개월 반 만에 다시 규제개혁 토론에 나선 박 대통령은 장관들의 답변이 미진할 경우 끼어들어 “내일 당장 해결할 수 있게 착수하길 바란다”거나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어떻게든 되게 하려고 하면 방법이 있다”고 촉구해 일부 장관이 진땀을 흘렸다.



 박 대통령은 10명의 아이를 키우는 홀어머니의 마음가짐을 언급하기도 했다. 1차 토론 때 화제가 됐던 푸드트럭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는 얘기 등이 나온 뒤였다.



 박 대통령은 “제가 옛날에 국회의원 시절 어려움을 겪을 때 ‘당이 이렇게 어려운데 어떻게 해결해 나가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이 있었다”며 과거 발언을 소개했다. “아주 키도 조그맣고 힘도 하나도 없어 보이는 어머니가 남편도 세상을 뜨고 혼자 10명의 아이를 굶기지 않고 다 키운다. 학교도 보내고 시집·장가도 다 보낸다. 그만큼 관심과 열정과 의지와 제대로 키워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하는 것 아니겠느냐. 우리들도 국민의 애로사항을 그런 마음을 갖고 어떻게든지 꼭 해줘야 한다. 그런 정신이 필요하다.”



 박 대통령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업이 지방자치단체의 규제업무에 점수를 매기려고 한다”고 하자 “정확하게 하셨는데도 뭔가 안 좋은 소리를 들으면 제가 다 보호해 드리겠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욕을 먹어도 할 수 없다. 아주 소신껏 해서 점수를 매기시라”고 힘을 실어 줬다.



 ◆“속도가 해결만큼 중요”=박 대통령은 토론에서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빨리 푸는 것도 중요하다”며 “빨리빨리”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친환경 자동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소충전소 설치 규제의 해소 문제가 제기되고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른 필요한 부분도 살펴서 한꺼번에 추진하겠다”고 답했을 때 “경제활성화가 시급한 만큼 여러 건을 모아 (해결)하게 되면 기다려야 되지 않나. 개선 수요가 있을 때마다 즉각즉각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중요할 것 같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7월 11일 경기도 김포의 로컬푸드 판매장을 방문해 직접 들은 규제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서는 “현장에서는 규제를 풀겠다고 하면 다음 날이라도 풀리는 줄 안다. 빨리빨리 처리함으로써 체감이 되고 현장에서 용기를 갖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회의엔 지난 3월 20일 1차 회의 때 건의된 52건의 규제 개선과제 가운데 43건이, 기업을 불편하게 하는 ‘손톱 밑 가시’로 꼽힌 92건 가운데 90건에 대한 조치가 마무리됐다는 정부의 설명이 있었다.



신용호·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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