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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네트워크 정당으로 바꿔야" … 당권 경쟁 시동

중앙일보 2014.09.04 02:37 종합 10면 지면보기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이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같은 당 의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정식 사무총장, 전병헌 의원, 문 의원, 우원식 의원. [김형수 기자]


문재인 의원이 움직이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의 정치적 칩거를 끝내고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전면에 나설 준비를 단계적으로 밟아 나가는 양상이다.

"우리 당 완전히 새로 태어나야"
문성근·최민희와 당 쇄신 구상
친노파도 "이대로는 3년 뒤 없다"
조기 전대 '직접 등판' 기정사실화



 문 의원은 2일 시민단체인 문성근 ‘국민의명령’ 상임운영위원장과 최민희 의원 등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만났다.



 세 사람은 정치적 출발점이 같은 인사들이다. 모두 (새정치연합 전신인) 민주당과의 합당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민통합당’ 출신이다. 당시 문 의원과 문 위원장이 공동대표를, 최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았다.



 그런 세 사람이 이날 만나 ‘네트워크 정당’ 구축을 논의했다. 당원·지역위원회 중심의 기존 정당 구조에 온라인 정당을 결합한 것이 네트워크 정당이다. 문 의원은 “우리 당은 완전히 새로 태어나야 한다. 폐쇄적 정당구조를 탈피하고 네트워크 정당으로 변모해야 계파나 리더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새정치연합은 조만간 ‘박영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정당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 문 의원이 강조한 네트워크 정당은 사실상 야당이 나아갈 밑그림과 노선이다. 물론 당내 비노 그룹을 중심으로 한 반대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이미 친노세력은 당내 최대 계파다. 그런 상황에서 네트워크 정당을 구축해 일반시민들이 기존 당원과 동등하게 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면 친노세력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진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당헌 1조가 ‘국민 네트워크 정당’을 지향한다고 돼 있는 데다 당내 역학상 친노세력이 다수이므로 친노그룹이 뜻을 관철하게 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후 수순은 문 의원의 전당대회 ‘직접 등판’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 체제에서 쇄신안이 마련되면 내년 초 전당대회를 치른다.



 친노그룹 일각에선 최근 들어 부쩍 문 의원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내엔 “문 의원이 조만간 결단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나돈다.



 특히 세월호 국면을 거치면서 그런 기류가 강해졌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 의원은 “당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선 대선후보였던 문 의원이 직접 나서야 당이 처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친노 성향 의원은 “당내 상황만 보면 단식도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론의 지지를 받진 못했지만 문 의원이 광화문에서 단식할 땐 하루에 의원 40여 명이 한꺼번에 농성장을 찾아 위로한 적도 있다. 자연스럽게 지지세력의 결집이 이뤄진 셈이다.



 물론 ‘시기상조론’을 펴는 친노 인사들도 있다. 대선이 3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지금 나서면 여권의 집중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손학규 상임고문까지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황에서 문 의원은 대선 자원으로 남겨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야당 대표를 맡았다가 좋게 물러난 예는 드물다. 안철수 의원이 정치적 타격을 입고 낙마한 게 가까운 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는 “대선에 뜻을 뒀다면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시기”라며 “20개월의 무선거 기간 동안 당을 정비하고 주도적으로 개혁해 내지 않으면 앞날도 없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소개했다.



글=강태화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네트워크 정당=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정당. 문재인 의원은 대선 때 “기존의 지역위원회 외에 인터넷에 기반한 직장위원회·대학생위원회의 3원 구조로 당을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영국 노동당도 지난 3월 “당원과 시민에게 동일한 의사결정권을 부여한다”는 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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