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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서 미드보다 한국 드라마 더 인기

중앙일보 2014.09.04 01:30 종합 23면 지면보기
“내년부터 한국 드라마는 세계 콘텐트의 패권을 쥐게 될 것이다.”


박석 미 드라마피버 대표

 ‘드라마피버’의 박석(40·사진) 대표는 “동영상 사이트 등 플랫폼이 전 세계에 존재하는 데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가장 원하는 콘텐트가 한국 드라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코엑스에서 3일 개막한 콘텐트 축제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 2014)’의 기조 연사로 단상에 섰다. 2009년 설립된 드라마피버는 1800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튜브·아마존 등과 콘텐트 공급 계약을 체결한 미국 최고의 아시아 전문 드라마 동영상 사이트다.



 박 대표는 두 살 때 가족을 따라 스페인으로 건너갔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하고 미디어 산업분석가로 일했다. 아시아 출장 때 묵은 호텔방의 TV마다 한국 드라마가 나오는 걸 보고 사업을 기획했다. 드라마피버는 2009년엔 5000달러를 버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 SBS 드라마 ‘상속자들’로 6개월 동안 번 수익이 100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기조 강연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박 대표는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가 미국 드라마보다 인기가 덜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일종의 ‘착시’라고 했다. 그는 “세계 시청자를 분석해 보면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훨씬 높다. 다만 한국 드라마는 불법 사이트를 통해 이용하는 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 인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국 드라마의 고유한 색깔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드라마의 강점인 ‘스릴러’ 요소를 받아들이는 추세를 경계했다. 박 대표는 “한국 콘텐트가 미국과 비슷해지면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드라마만의 향기(flavor)가 있는데, 그걸 잃어버리면 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폭력·섹스가 난무하는 미국 콘텐트에 질려 인터넷으로 뭔가 느낌이 좋은 한국 드라마를 찾는 미국 젊은이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 한국 드라마를 찾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드라마피버’의 시청자들은 백인 40%, 라틴계 30%, 흑인 15%라고 한다. 아시아인은 15%에 불과하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예전과 달리 다문화·다언어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며 “다양한 문화 콘텐트에 목마른 이 세대는 독특한 스토리라인을 갖춘 한국 드라마에 열광한다”고 말했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를 보면, (다른 나라 드라마는) 비교도 안 된다. 한국이 독보적”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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