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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로가 입었던 속옷 … 서울서 뵙겠습니다

중앙일보 2014.09.04 00:30 경제 3면 지면보기
배우 마릴린먼로, 니콜키드먼, 샤론스톤과 케이트 블란쳇, 방송인 오프라윈프리와 가수 비욘세, 전 프랑스 영부인 카를라브루니. 이들이 모두 좋아하는 속옷 브랜드가 있다. 오스트리아 브랜드 ‘한로(HANRO)’다. 마릴린먼로가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하얀 원피스를 입고 통풍구 위에 섰을 때 입고 있던 속옷도 한로 제품이다. 1884년에 설립돼 올해 130주년을 맞은 한로가 유럽과 미국 시장을 벗어나 올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론칭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매장이 한 개 뿐이었으나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 갤러리아 압구정점에 매장을 준비중이다. 시장 점검을 위해 한국을 찾은 스테판 호만(55·사진) 한로 대표를 2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만났다.


오스트리아 브랜드 '한로' 상륙
롯데 등 백화점 5곳에 매장 준비
원단 제작 등 유럽서 수작업
제품 고급화, 가격은 안 높여

 - 한로는 어떤 회사인가.



 “130년 동안 최고의 소재로 혁신적인 원단을 만들어 온 회사다. 실과 면, 속옷을 모두 자체 제작한다. 1985년 옷의 상하좌우에 봉제선이 전혀 없는 ‘코튼 심리스’ 속옷을 개발했다.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제품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가장 잘 팔리는 한로의 대표 제품이다. 배우 니콜키드먼이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 입고 나와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2007년에는 실을 아주 가늘게 뽑아 얇은 면 ‘코튼 센세이션’을 만들었다. 너무 얇아서 생산하기 어렵지만 입으면 가볍고 몸에 감겨 센세이션이란 이름이 붙었다.“



 - 한국인들은 비싼 속옷에 지갑을 열지 않는데.



 “그건 어느나라나 마찬가지다. 대부분 눈에 보이는 데 투자하려고 하기 때문에 속옷에 거액을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우린 소수의 수준높은 고객들을 찾고 있다. 고품질의 제품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상위 10%의 고객이 타깃이다. ”



배우 마릴린 먼로는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하얀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통풍구 위에 섰다. 통풍구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치마가 휘날리자 급히 손으로 내리누른 장면은 1950년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뇌쇄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당시 먼로가 원피스 안에 입었던 흰 속옷은 모두 한로 제품이다. [사진 한로]
 - 국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데.



 “한국은 성숙한 시장이다. 중국은 규모가 크지만 아직까지도 로고가 큰 제품이나 유명 브랜드가 인기다. 한로가 자리잡기 어려운 토양인 셈이다. 반면 한국은 단순한 디자인 속에서 세련미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 가격대가 어느정도인가.



 “팬티는 5만원, 브래지어는 10만원대다. 슬립이나 그밖의 속옷도 20만원을 넘지 않게 하려고 한다. 과거에는 한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했으나 앞으로는 전세계 동일 가격 정책을 쓰기로 했다.”



 - 성공을 위한 전략이 있나.



 “매장 자체가 광고판이 되도록 만들 것이다. 브랜드를 모르던 사람도 자연스럽게 매장의 제품 배치나 디자인, 분위기를 보고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 프로모션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고객이 제품 구입하는 순간부터 제품을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 한로는 제품 전체를 유럽에서 만든다. 왜 자체제작을 고집하나.



 “원단의 90%는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옷의 85%는 포르투갈 매장에서 만든다. 속옷에 들어가는 자수도 사내 디자이너들이 직접 디자인한 후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원단 제작은 우리가 지난 130년간 쌓아온 고유 기술이기 때문에 유출해선 안된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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