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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 입은 목공예 액세서리로 세계시장 진출할래요”

중앙일보 2014.09.04 00:10 4면 지면보기
청년실업자 100만 명. 청년실업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열정과 창의성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청년들이 있다. 우리 동네 청년 최고경영자(CEO)를 찾아 소개하는 시리즈의 네 번째 순서로 백제문화 콘텐트를 활용해 목공예품을 개발·제작하고 있는 ‘푸르미르’ 김기정(28) 대표를 만났다.


청년 CEO 창업 도전기 ④ 김기정 ‘푸르미르’ 대표

글=이은희 인턴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푸르미르’ 김기정 대표가 치맛바람 부채와 나무로 만든 액세서리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관광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지역 특색에 맞는 액세서리나 기념품 같은 문화상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값싼 중국산 제품이 문화상품 시장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정 대표는 지역 특색에 맞는 문화 콘텐트를 담은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문화상품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역사와 문화재에 관심 많아



충남 공주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김기정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다. 역사 지식이 풍부한 어머니 덕분에 자연스레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집 근처엔 공주박물관이 있어 자주 들르곤 했다. 그는 고교 졸업 후 대전보건대학 의료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1년 뒤 자퇴한 후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엔 아버지의 조경 업무를 도와 설계·시공 일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인연을 만났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농장에서 조경 업무를 보다 옆집에 사는 선생님 한 분을 만나게 된 것이다.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42호 이상근 선생이었다. 그는 공주에서 30여 년 동안 전통 빗인 ‘얼레빗’을 7대째 만들고 있는 목소장이었다. 평소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는 목공예품을 보고 자신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선생에게 목공예품 제작 기술을 전수받았다.



1차 작업을 거친 각종 목공예품.
김 대표는 목공예품 제작 기술을 배우며 계룡시에 위치한 이 선생의 집 옆에 작은 공방을 냈다. 처음엔 용돈벌이를 할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본격적으로 공예 활동에 집중했다. 디자인 기획과 제작, 납품·거래까지 모두 혼자 해결했다. 지역의 역사와 아름다움이 담긴 고급스러운 제품을 만들고 싶어 디자인 도안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중국산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었다. 기존에 발굴된 백제 유물이나 문화재를 형상화해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구성한 디자인은 제품의 품질을 높였다.



주로 휴대전화 고리, 부채 등 다양한 목공예 액세서리를 만들었다. 공주 송산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장식용 구슬 ‘곡옥’을 목공예품으로 만들기도 하고,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리동자를 불교 느낌이 나게 디자인하는 시도도 했다.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 책을 보며 공부하고, 젊은 감각의 트렌드를 고려해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을 사용하며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을 공부하다 보니 사물을 유심하게 관찰하는 습관도 생겼다.



그 노력의 결과 2011년 한복을 입은 아녀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치맛바람 부채’로 특허청으로부터 디자인 등록증을 받았다. 같은 해에 제19회 공주시 공예품 경진대회에서 입상했고, 이듬해엔 공주시 관광기념품 은상을 수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4월엔 충남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청년 CEO로 선정됐다.



‘치맛바람 부채’ 선보여



다양한 모양의 휴대전화 고리.
그는 지난 7월 어머니가 운영하는 카페 옆으로 공방을 옮겼다. 상품 판매를 도와주는 어머니가 있어 든든하다. 그가 만든 제품은 주로 공주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부산박물관 3곳과 백화점, 디자이너 ‘이효재’ 갤러리에 납품한다. 입소문을 타면서 전보다 상품 문의가 많아졌다. 덩달아 수입도 늘어났다. 그는 국내에서 목공예 제작가로 입지를 다진 후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미국·유럽 등에 상품을 수출하는 것이 꿈이다.



김 대표는 “처음 목공예를 시작했을 때 한 달에 3~4개만 팔리곤 했지만 이제는 기관이나 백화점 같은 곳에서 찾아줄 정도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유럽·미국 같은 곳엔 목공예 액세서리를 만드는 문화 자체가 없는데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상품을 만들어 수출을 통해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10-310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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