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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절경 한눈에 담고 적벽강 비경에 빠지다

중앙일보 2014.09.04 00:10 11면 지면보기
충청 지역에는 선조의 발자취를 되새길 만한 곳이 많다.


이영관 교수의 명소명인 기행 ③ 금산 부리수통마을

그곳을 찾아 역사의 향기를 맡으며 나를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영관 순천향대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명소명인(名所名人) 기행’을 통해 우리를 그곳으로 이끈다. 이번 회는 금산 부리수통마을(수통리)이다.



이 교수는 리더십 연구가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 인삼의 메카인 금산인삼약초 거리에서 국도 37번을 거쳐 한국타이어연수원에 이르면 금강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굽이굽이 휘돌아 흐르는 금강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은 드라이브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다.



부리수통마을은 인근 금강의 수심이 깊지 않아 가족단위 피서객들과 캠핑족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사진 이영관 교수]


금강 상류로 올라갈수록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는 여행객의 수는 점점 많아진다.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였던 장금정에 오르면 금강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 주변 풍광이 빼어나 산책 코스로도 제격이다.



1500년 전설 속 약초 ‘인삼’



부리수통마을 인근 금강은 수심이 깊지 않아 안전한 물놀이 장소로 사랑받고 있어서인지 가족과 함께 피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가족 화합을 위한 강변여행은 바다여행 못지않은 재미와 소통의 장이 된다. 금강과 주변 산세의 빼어난 경관이 집약된 드넓은 공간에는 캠핑족으로 붐빈다.



 검은 그물을 둘러쓴 인삼밭도 인상적이다. 인삼 캐기에 동참한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솟아 올라오는 인삼 뿌리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인삼은 9월부터 수확하지만 여름철에도 예약하면 인삼 캐기에 도전해볼 수 있다. 인삼 뿌리는 무리하게 힘줘 캐다간 끊어지기 십상이다. 기역(ㄱ)자로 휘어진 도구를 이용해 인삼 뿌리를 캐야 하는데, 아기 다루듯 하면서도 힘을 줄 때는 과감하게 땅속 깊이 찍어 넣어야만 인삼 뿌리를 다치지 않게 뽑아낼 수 있다.



 금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인삼을 재배한 곳이다. 대략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 진악산 기슭 개안이마을에서 늙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농사 짓던 강 처사는 어머니 병을 치료하기 위해 진악산에 있는 동굴에서 백일기도를 드린 후 신비한 야생초를 발견했다. 그는 이 약초로 어머니 병을 치료했으며 재배에도 성공했다. 인삼 효험과 재배기술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금산은 우리나라 인삼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거대한 붉은 바위로 향하는 길목에는 좁디 좁은 다리가 여행자들의 조급한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경차도 두 대가 교행하기 쉽지 않은 곳이라서 조급하게 운전하다 보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적벽강 물줄기는 부리수통마을을 지나 상류로 이동하면 금강 발원지인 전북 장수군 수분리 뜬봉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포장도로를 따라 붉은 바위 위쪽으로 2~3분 가면 끊어진 도로가 나타난다. 아늑한 분지의 끝자락에서 붉은 빛을 발하는 적벽강 일대의 비경은 매혹적이다.



 본래 ‘적벽’이란 명칭은 바위산이 붉은색이어서 붙여졌으며 ‘적벽강’이란 이름은 ‘중국 양쯔(揚子)강 상류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적벽강에 견줄 만큼 아름답다’ 해서 지어졌다. 금산의 적벽강은 강원도 동강 일대의 비경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전북 무주 땅을 향하고 있는 적벽강 상류의 풍광은 햇살을 타고 산 너머로 전해지는 듯하다. 강태공이 비를 맞으며 낚시를 즐길 만큼 쏘가리 낚시터로도 유명한 곳이다. 적벽강가로 내려가면 크고 작은 조약돌들이 몽실몽실 모여 있다. 여름 피서철에는 청소년들의 트레킹 장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동강 래프팅처럼 스릴을 체험하려는 매니어들의 공간이라기보다 고무보트 놀이를 즐기며 협동심과 인내력을 기르는 자기계발 차원의 래프팅 장소로 제격이다. 유속이 빠르지 않은데도 학생들은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몸 풀기 과정을 거쳐야만 래프팅에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의 팀워크가 눈에 띄게 좋아지면 진행요원들은 적벽강에 고무보트를 띄우고 래프팅을 인도한다.



도리뱅뱅이, 어죽 ‘일품’



적벽강을 바라보며 맛보는 어죽 또한 일품이다. 민물고기와 수제비·쌀밥으로 빚어내는 얼큰한 어죽은 비린내가 없고 매콤한 맛을 자아낸다. 금강변 인공폭포로 이동하면 금산의 또 다른 별미인 도리뱅뱅이(왼쪽 사진)를 맛볼 수 있다. 도리뱅뱅이는 작은 민물고기들을 프라이팬에 원형으로 장식하고 기름에 튀긴 후 붉은 양념으로 간을 한 음식이다.



 학생들이 헬멧과 안전복장을 착용하고 가스총으로 게임을 즐기는 서바이벌 게임장도 인상적이다. 게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가 떨어지자 아이들은 두세 명씩 무리 지어 장애물들을 넘나들며 적군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다. 초반에 너무 많은 총알을 낭비한 아이들은 여지없이 적에게 제압당하는 신세가 된다.



 읍내 인삼시장에 가면 금산 인삼의 다채로운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인삼 막걸리 주점들이 눈길을 끄는데 인삼튀김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면 인삼 특유의 쌉쌀함과 막걸리 본래의 향이 어우러져 기분이 상쾌해진다. 인삼튀김의 겉은 튀김 맛이고 속은 인삼 맛이기 때문에 고소함과 쌉쌀함의 조화가 입맛을 살려준다.





이영관 교수



1964년 충남 아산 출생. 한양대 관광학과 졸업 뒤 기업윤리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넬대 호텔스쿨 교환교수, 국제관광학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순천향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주요 저서로 『조선의 리더십을 탐하라』 『스펙트럼 리더십』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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