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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기도 해야한다" 어머니·딸·며느리 성폭행한 무속인

중앙일보 2014.09.02 16:39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성지호 부장판사)는 2일 여신도들을 상대로 무면허 의료행위와 강간 및 강제추행등을 일삼은 사이비 무속인 라모(71ㆍ남)씨에 대해 징역 4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징역 1년 6월에 벌금 500만원의 검찰 구형을 상회하는 판결이다.



재판부는 강간 및 강제추행 피해자들이 고소를 취하해 이에 대한 공소는 기각하고,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서만 ‘보건범죄단속에 대한 특별조치법’ 위반을 적용했다. 지난해 6월부터 성범죄에 관한 친고죄가 폐지됐지만 라씨의 범행 시점이 법 개정 전이어서 적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고소취하로 성폭력 범죄를 처벌할 수 없게 됐지만 성폭행과 강제추행이 의료행위를 빙자해 이루어졌고 여러 가정이 파탄나는 등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해 단순 무면허 의료행위보다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1970년부터 무속인 생활을 시작한 라씨는 1999년 6월경부터 서울 용산구 일대 지하방등에서 침과 부항등을 이용한 무면허 불법시술을 110회에 걸쳐 해주고 1117만원을 챙겼다. 그는 또 신도들에게 “기도를 하지 않으면 가정에 큰 재앙이 닥친다”고 협박한 뒤 기도비 명목으로 수백에서 수천만을 받아내기도 했다. 특히 라씨는 자신을 신적 존재로 우상화하도록 세뇌시킨 뒤 "도인과 성관계를 맺어야 된다"는 내용의 허무맹랑한 ‘자연법 교리’를 만들어 설교했다. 실제로 라씨는 자신을 추종하는 여신도 7명을 상대로 ‘몸기도’라고 얘기하며 강간 및 강제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라씨는 2011년 신도 이모(60ㆍ여)씨에게 “아이들이 죽는다. 손자가 잘못된다. 몸 기도를 해야한다”고 협박한 뒤 강간하는 등 3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 피해자 김모(32ㆍ여)씨에겐 2011년 9월 “가만히 있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가 죽고 기도를 깨면 네 남편도 죽거나 다쳐”라고 말한 뒤 성폭행 했다. 아버지를 여읜 신도 기모(26ㆍ여)씨에겐 “아버지 혼을 달래려면 내 기를 받아야 한다. 죽을 운명인데 내 기를 받아서 살고있다”등의 말을 하며 4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하기도 했다. 기씨가 반항하자 “성폭행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 중에는 한 집안의 어머니ㆍ딸ㆍ며느리가 모두 성폭행 당한 사례도 있었다.



라씨는 세뇌된 여신도들을 자신의 철학관으로 불러들여 하녀처럼 부리며 안마ㆍ청소ㆍ요리등을 시키고 틈만 나면 강제 추행을 해왔다. 또한 이들을 인천 일대 해수욕장에 데리고 가서 몸을 더듬는 등의 강제추행을 해왔다. 재판부는 “피해 여신도 중엔 의사나 대기업 간부등 고학력자들도 일부 포함돼 있고 일부 여신도들은 법정에 나와 피고인을 위해 기도하는 등 여전히 라씨를 추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서준 기자 be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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