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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에 웃돈 8000만원 … 로또 된 대구 분양권

중앙일보 2014.09.02 01:28 종합 21면 지면보기
대구지방국세청이 아파트 분양권 ‘다운계약서’ 잡기에 나섰다. 대구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 분양권 다운계약서 작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공공기관 오고 투기세력 몰려
3년 새 아파트값 33% 올라
다운계약서 기승 … 국세청 단속

 1차 대상은 내년 1월 입주 에정인 달서구의 A아파트 단지다.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분양 당시 2억4000만원이었던 이 단지의 전용면적 85㎡ 아파트 분양권은 현재 3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전망 좋은 로열층은 분양권에 8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어 ‘로또 딱지’라 불릴 정도다. 이 마저도 없어서 못 팔고 못 사는 실정이다.



 하지만 세무서에 신고하는 분양권 거래 계약 가격은 공공연히 알려진 시세보다 훨씬 낮다. 세금을 덜 내려고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분양권 계약을 하고 1년 안에 팔 경우 차액의 50%가 세금으로 붙는다. 예를 들어 2억4000만원에 분양권을 샀다가 3억원에 되팔면 차액 6000만원의 절반인 3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계약후 1년 이상~2년 미만의 세율은 40%다.



 이렇게 세금이 잔뜩 붙다보니 분양권을 취득한 뒤 바로 팔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자들이 세금을 덜 내려고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이 적지 않다. 그래서 대구지방국세청이 실태 파악에 나선 것이다. 적발되면 일단 정상적인 세금을 모두 물고, 그에 더해 정상 세금의 40%를 추가 납부해야 한다. 다운계약서를 쓴데 대한 사법처리(포탈한 세금의 3배 이하 벌금 또는 3년 이하 징역)도 받을 수 있다.



 대구국세청은 일단 A아파트 분양권 거래자들을 대상으로 안내장을 발송했다. 이들이 세무당국에 낸 계약서에 적힌 금액과 알려진 실거래가에 차이가 크면 곧바로 조사할 계획이다.



 대구국세청은 A아파트에 이어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조성 지역으로 분양권 다운계약서 조사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곳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같은 공공기관 지역 센터가 들어오게 돼 있다. 대규모 주택 수요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내년 12월까지 입주할 3개 아파트단지 1500여 세대 분양권을 놓고 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대구국세청은 판단하고 있다.



 분양권 다운계약서를 조사하는 것에 대해 대구국세청은 “세금 탈루를 적발하는 것뿐 아니라 분양권 가격 급등으로 인해 아파트 가격까지 덩달아 뛰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대구국세청은 최근 몇년 간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유독 대구 지역은 아파트 값이 많이 뛴 배경에 분양권을 포함한 투기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값은 2011년초부터 올 7월말까지 3년 7개월 새 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반대로 8.2% 하락했다. 이진우 부동산114 대구·경북 지역 전문위원은 “대구에는 2011~2013 3년간 새 아파트 4만3000여 세대가 공급됐다”며 “그럼에도 자가주택 보급률이 60%를 넘지 못한다는 것은 투기 세력이 아파트를 사들여 값을 올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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