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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아빠 단식 중단…유가족 "야당, 국회 가서 제 역할을"

중앙일보 2014.08.28 20:00 종합 2면 지면보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던 고(故)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47)씨가 28일 오전 단식을 중단했다. 단식을 시작한 지난달 14일부터 46일째, 병원에 입원해 수액만 맞고 식사를 거부한 지 일주일 만이다.


"둘째 딸과 모친 만류에 단식 중단…기력 회복 땐 광화문 돌아가 농성"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전 11시 김씨가 입원 중인 서울시립동부병원 입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가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기자회견 자리에 나오진 않고 병실에 머물렀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 긴 싸움을 힘 있게 가기 위한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등 요구사항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단식을 중단한 이유는 둘째 딸과 고령의 모친이 강하게 만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씨는 병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둘째 딸 유나가 걱정을 너무 많이 한다. ‘단식 그만하고 같이 밥 먹자’고 좀 전까지 계속 문자를 보냈다.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22일(김씨가 병원에 실려 오던 날) TV 뉴스를 보고 알게 되셔서 그날부터 계속 우신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에 따르면 김씨의 어머니가 단식 사실을 안 다음 몇 년 전 치료한 적이 있는 대장암 부위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김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내과과장은 “비행기가 비행할 때보다 착륙할 때가 위험하듯 신부전과 호흡부전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주치의로서 더 긴장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낮 12시27분 단식 중단 후 첫 끼니로 물에 희석시킨 미음을 먹었다. 유가족 측은 “의료진은 물론 오랜 기간 단식을 한 경험이 있는 인사들로부터 회복 과정에 대한 조언을 듣고 있다”며 “김영오씨가 언제 퇴원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의료진도 알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기력을 되찾는 대로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가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가족대책위 측은 “김영오씨가 광화문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속히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는 서울 청운동주민센터와 광화문광장 농성을 계속 이어 갈 계획이다. 이날 청운동주민센터 앞 기자회견에서 단원고 2학년 1반 고(故) 김수진양 아버지 김종기씨는 “유민 아빠에게 ‘우리 끈질기게 가자’고 했다”며 “청와대와 여야가 우리 뜻에 응답하고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할 때까지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과의 대화도 계속해 나간다. 가족대책위와 새누리당은 다음 달 1일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 간다. 유 대변인은 “현재 야당의 역할을 유가족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라며 “야당도 국회에서 제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선 그동안 불거졌던 김씨 관련 의혹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유 대변인은 “마타도어와 루머가 도를 넘어섰다. 가족들의 사생활과 인격은 보호해 달라”며 “세월호 가족들은 성금이나 보상금을 단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김씨도 CBS 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막말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 “경호원 4명이 못 일어나게 잡아당겨서 경호원한테 욕을 한 것”이라며 “체육관을 찾은 정치인들이 컵라면을 먹거나 인증샷을 찍는 데 반감이 커져 상당히 격앙돼 있던 때였다”고 말했다.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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