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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지법 부장판사 "새만금 어선전복 사고는 세월호 축소판"

중앙일보 2014.08.28 18:35
군산지법 군산지원 이형주(44)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새만금 방조제 근처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어선 전복사고를 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선장 김모(55)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 사고를 세월호 축소판으로 비유했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내놓은 결정문에서 “이번 사건에는 피의자 과실뿐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내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지점은 어업 금지 해역이지만 해양경찰서ㆍ군산시ㆍ새만금사업단 등은 오랫동안 수백척 어선 조업 활동을 묵인했으며, 특히 배수 갑문이 열리면 사고 위험이 있어 예방 조치가 필요한 데도 새만금사업단이 안전조치를 다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영장) 청구서는 사고 선박과 같은 무허가 불법 개조 어선 수백척이 암암리에 불법 조업을 자행하는 것을 모두 그들의 책임으로 돌려 구속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이 부장판사는 “세월호 사고로 왜 수많은 우리 아이들이 희생돼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세월호 사건 재판의 피고인들만 처벌함으로써 넘어가려는 국가의 태도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고 했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 6월 여객선 안전점검 서류를 상습적으로 허위 작성한 혐의를 받은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자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해양 안전은 국가의 격이 올라가야 해결된다”고 했다.



중앙지법 형사단독판사로 근무하던 지난해 2월에는 불법 도박장을 개장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국가가 더 거악을 범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법연수원 27기인 이 부장판사는 2001년 의정부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해 창원지법 진주지원, 서울남부지법, 서울중앙지법 등을 거쳐 올해부터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맡고 있다.



군산=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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