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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신문 "위안부 문제, 핵심은 변함없다"

중앙일보 2014.08.28 17:39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고노 담화를 대체하는 새 담화 발표를 요구하는 보수·우익 세력을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아사히는 28일 ‘위안부 문제, 핵심은 변함없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달 초 특집기사를 통해 오보를 인정한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사망)의 증언 내용과 고노 담화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당시 정부 관계자의 발언과 각종 근거를 토대로 “위안부 강제 동원을 주장한 요시다 증언이 고노 담화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위안부 강제 동원이 허구로 드러난 만큼 고노 담화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집권 자민당과 산케이(産經)·요미우리(讀賣)신문 등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1993년 담화 작성에 관여한 일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에 “내각 외정심의실(外政審議室) 직원이 요시다를 접촉했지만 (증언)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보다 일본군·조선총독부·위안소 관계자 증언과 일 관계 부처·미국 공문서관 등에서 모은 대량의 자료가 고노 담화의 근거가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시다 증언을 뒷받침할만한 새 증언을 유무 여부와 관계없이 담화가 무효화될 순 없다는 설명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27일 기자회견에서 “강제 연행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인식에 입각해 (93년 한국 측과) 교섭한 것이 밝혀지고 있다”며 고노 담화와 요시다 증언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담화 발표 4개월 전, 당시 내각 외정심의실장은 참의원 예산위에 출석해 “강제는 단순히 물리적 강제뿐만 아니라 위협과 외포(畏怖-두려워 떨게 함), 본인 자유의사에 반하는 경우도 널리 포함한다”고 답했었다. 실제로 고노 담화는 요시다 증언과 상관 없이 “모집·이송·관리도 감언·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이뤄졌다”며 자유의사를 빼앗은 ‘강제성’을 문제 삼았다. 아사히는 “자유를 빼앗긴 채 성행위를 강요당하고 폭력과 폭격 위협, 성병·불임 등 후유증에 시달렸다”는 피해 여성들의 증언도 함께 소개했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28일자 1면 ‘검증, 아사히 위안부 보도’ 기사에서 “강제 연행 오해 때문에 일본이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다”며 “아사히 보도가 일본의 명예와 존엄을 손상시켰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산케이도 이날 사설을 통해 “사실을 무시한 허구의 담화 계승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의 국회 소환을 촉구했다. 자민당 정무조사회는 26일 “국제적으로 퍼진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새 담화 발표를 요구했지만, 스가 관방장관은 고노 담화의 계승 의사를 밝혔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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