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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공습 결정 앞둔 오바마의 딜레마

중앙일보 2014.08.28 17:2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시리아 공습이라는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국방부와 정보 당국이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근거지 소탕을 위한 시리아로의 작전 확대 방안을 이번 주말 오바마에게 보고할 계획이라고 27일(현지시간) 정부 관리들을 인용 보도했다. 오바마는 전날 IS를 "암덩어리"라 부르며 "인내심을 갖고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무인기를 시리아에 띄워 정찰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리아 내전 개입을 망설여 햄릿이란 별명이 붙은 오바마에겐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공화당 정치인들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등 군 지도부는 IS를 뿌리뽑기 위해선 시리아 공습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오바마에게 시리아 공습은 전임자 조지 W 부시가 만들어놓은 중동이란 수렁에 다시는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원칙의 파기를 의미한다. 지난해 시리아 개입을 그토록 주저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오바마는 또 부시처럼 단독 군사행동을 하지 않고 다른 나라와 함께 행동하겠다는 ‘다자 개입’ 원칙을 지난 5월 천명했다. 이 역시 단독 공습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은 현재 호주와 영국ㆍ요르단ㆍ카타르ㆍ사우디아라비아ㆍ터키 등과 동맹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시리아 정부 및 반군과의 관계도 애매하다. 시리아 내 IS는 미국이 지지하는 반군과 가까운 사이다. 미 정부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모든 관계를 단절한 상태다. 반군은 자신들이 IS를 처리할 테니 미국은 나서지 말고 도와만 달라는 입장이다. 시리아 안에서 아무도 미군 공습을 원치 않는 셈이다. 이달 초 이라크의 IS 공습 땐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가 이를 원했기 때문에 명분이 있었다.



의회도 신경 써야 한다. 대통령이 군사 행동을 명령할 땐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지만 역사적으로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오바마는 지난해 시리아 군사 개입을 의회 결정에 맡긴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의회를 무시하긴 힘든 상황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의회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공습에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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