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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 지반부문 따로 해야"

중앙일보 2014.08.28 02:12 종합 8면 지면보기
전문가들은 지하공간 개발·이용과 관련해 국가 차원의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시 차원의 지하공간 개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하공간 개발계획은 2차원 평면 지도가 아닌 3차원 공간 계획이어야 한다. 서울시가 구축 중인 ‘지하시설물 통합시스템’이 그 예다. 이를테면 세종대로 단면을 설정하면 도로 지하에 묻혀 있는 상·하수도관, 통신 및 전력선의 위치와 묻혀 있는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 '지하공간 안전' 제언

 지하 시설물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는 상·하수도부터 전력·난방·가스·통신 등의 관리 주체가 모두 다르다. 전력선은 한전이 담당하지만 상수도관은 지자체에서 맡는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선 지하공간 개발과 관련된 자료와 정보를 집대성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필수적이다. 지중시설물을 지리정보시스템(GIS) 으로 표시할 때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현윤정 박사는 “토양과 암반에 대한 지질학 정보와 지하수 정보, 지하 시설 정보가 통합된 3차원 땅속지도가 필요하다”며 “지하시설 관리 주체가 다원화돼 있는 만큼 자료를 표준화하고 전산화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에 ‘지반 부문’ 평가를 따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지하수 수질 및 활용계획에 대해서는 수환경 분야에서, 지반 안전성 분석은 토지환경 분야에서, 지하 150~200m에 관을 설치하는 지열 냉난방시설은 온실가스 항목에서 평가한다. 모두 지반에 영향을 주는 요소지만 평가 항목이 통합되지 못해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 평가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대규모 공사를 시행할 때에는 자기 건물 주변뿐만 아니라 넓은 범위까지 영향평가를 해야 한다.



 공사 과정에 대한 감시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연약한 지반에 터널을 뚫더라도 보강작업을 함께 실시하면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영수 국토부 건설안전과장은 “석촌지하차도 싱크홀은 터널 공사에서 발생한 문제라기보다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보강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태국 한국시설안전공단 선진화기술그룹장도 “연약지반에서 터널공사를 할 때 싱크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지반 보완공사는 현재 기술로도 가능하다”며 “시간과 비용 문제 때문에 이 같은 보완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일이 없도록 체계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사가 끝난 다음에도 최소한 3년 이상 지하수가 안정이 되는지, 지반침하는 없는지 사후관리를 계속해야 한다.



특별취재팀=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강인식·강기헌·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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