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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대국 전날 기사들 긴장 해소법

중앙일보 2014.08.28 01:41 종합 21면 지면보기
“잠을 잘 못 잤다.” 지난 5월 25일 이세돌(31) 9단과의 10번기 제5국을 패한 뒤 구리(31) 9단이 밝힌 소감이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음을 아쉬워한 것이다.


1990년대엔 카드놀이 요즘은 인터넷 바둑

 큰 시합을 앞둔 기사들은 대국 전날을 어떻게 보낼까. 이창호 9단은 “잠을 많이 자려고 하는 편”이라며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기사들은 대국을 앞두고 잠을 이루기 어려워한다. 긴장 때문이다. 대국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더하다. 또 잠을 너무 많이 자도 문제라고 한다.



 ‘푹 쉬어야 한다’는 데엔 누구나 동의한다. 하지만 어떻게 쉬어야 하는가. 1990년대엔 흔히 카드놀이를 하면서 쉬곤 했다. 바둑 외적인 놀이에 주의를 집중해 긴장을 누그러뜨린 것이다. 바둑을 떠난 휴식은 요즘도 쓰이는 방법이다. 박영훈(29) 9단은 “나는 가볍게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며 지내는 편”이라며 “산책은 많은 이가 선호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요즘은 90년대와 많이 다르다. 바둑으로 대국 전날을 보내는 기사가 많다. 네 명이 모여서 둘씩 편을 갈라 페어바둑을 두기도 한다. 박정환 9단처럼 묘수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기사도 있다. 인터넷 바둑도 요즘엔 많이들 한다. 중대한 대국을 앞둔 상태에서 바둑으로 긴장을 푸는 방식이라 의외로 보이기도 한다.



 양재호(50·9단)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세계대회 전날 페어바둑을 두는 세태는 개인보다 단체를 중시하는 요즘 바둑계의 변화상을 반영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바둑을 쉽게 접하는 세상에서 가벼운 연구는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중국은 어떨까. 이세돌 9단의 10번기 매니저인 이영호(38·이창호 9단 동생)씨는 “중국도 별반 차이 없다”며 “세상의 변화는 국적 불문인 모양”이라고 했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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