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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정성으로 반죽, 세상에 하나뿐인 맛 구워

중앙일보 2014.08.28 00:06 6면 지면보기
빵 맛의 비결은 반죽 빵 맛의 시작은 정성을 들인 반죽이다. 반죽할 때 발효종 을 사용하면 부드럽고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 .


2008년 천안·아산 지역에는 111개의 동네 빵집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그 절반 수준인 62개의 빵집만이 영업을 하고 있다. 반면에 2008년 36개였던 프랜차이즈 빵집은 74곳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다양한 서비스 정책에 고객들의 발길이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 속에서도 유쾌한 반격을 시작한 동네 빵집들이 있어 찾아가 봤다.  

동네 빵집 베스트 5



빵선생



올해 3월 아산시 둔포면에 위치한 퍼스트빌리지에 ‘빵선생’이 문을 열었다. ‘빵선생’은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도 아니고 지역에서 그 입지를 굳건히 한 빵집도 아니었다. 하지만 문을 연 지 5개월 만에 월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빵선생만의 차별화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빵선생이 위치한 퍼스트빌리지의 경우 아울렛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주 고객이다. 즉, 한 지역의 주민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주민들이 찾아온다. 또한 30~40대의 여성 고객이 많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그래서 김삼범(48) 사장은 고객층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 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아 유기농 재료를 고집했고, 지역에서 나오는 재료를 구입해 빵의 재료로 사용했다. 모든 빵집에서 만드는 팥빵 하나를 만들더라도 빵선생만의 색을 갖게 하기 위해 애썼다. 팥소를 직접 만들고 그 안에 공주밤을 넣어 보다 특별한 맛을 내게 만든 것이다. 금방 구워낸 따끈한 마늘빵을 선보이는 것도 이곳만의 특별함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김씨는 빵선생의 특별함을 담기 위한 빵을 만들기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했다.



● 아산시 둔포면 신항리 17-3 퍼스트빌리지, 041-536-0763





듀팡과자점



천안시 두정동에 위치한 ‘듀팡과자점’은 12년째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이 동네에 빵집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척에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있었지만 듀팡의 존폐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듀팡과자점의 선점으로 인해 12년 사이 세 번의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문을 닫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동네 빵집의 관계에서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서용필(55) 사장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생존 비결이라고 밝혔다.



 듀팡과자점은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자체적인 마일리지 카드를 만든 것은 물론이고 OK캐쉬백 적립, SK텔레콤 제휴를 통해 할인과 적립 혜택을 동시에 주었다. 특히 이곳은 발효종을 사용해 속이 편한 빵을 만드는 것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664, 041-556-0456



몽상가인



천안 갤러리아백화점 센터시티 지하 1층에 입점해 있는 ‘몽상가인’은 2009년 천안시 신부동에 처음 문을 열었다. 대로변이 아닌 건물 뒤편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조차 쉽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매출이라고 할 것도 없을 만큼 찾는 이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권혁진(41) 사장은 맛있고 건강한 빵을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고객이 알아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첨가제, 유화제를 넣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물과 소금, 밀가루와 같은 재료들도 ‘가장 좋은 것’만 썼다.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다양한 맛의 빵을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장 좋은 홍보는 좋은 빵을 생산하는 것이라는 권씨의 생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몽상가인의 빵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2012년 10월 백화점에 입점하게 됐다.



 이렇듯 몽상가인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체인을 내게 해달라는 요청도 있다. 하지만 권씨는 정중히 거절한다. 좋은 재료를 써서 빵을 만들다 보니 보기만큼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빵을 제대로 만들지 않으려면 아예 만들지 않는 게 낫다”는 권씨는 빵을 만드는 사람이 어떤 정신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빵의 맛이 달라진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래서 매일 빵에 대한 고민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 천안시 동남구 신방동 882, 041-575-1225 /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1299, 갤러리아 백화점 지하 1층



시바앙베이커리



시시때때로 변하는 고객의 입맛을 고려하는 것 또한 동네 빵집의 생존 전략이다. 천안시 신부동에 위치한 ‘시바앙베이커리’는 문을 연 지 9년째다. 그러나 9년 동안 한결같았던 것은 주인장 부부의 빵에 대한 열정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바앙베이커리의 경우 단골손님이 많아 객단가가 높은 빵집이다. 그래서 유상모(45) 사장은 늘 새로운 빵의 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다. 아무리 맛있는 빵을 생산한다고 한들 계속 그것만 먹으면 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마 전에도 유씨는 신메뉴 개발을 위해 부산을 다녀왔다. 아예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도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입소문이 난 빵을 배워 시바앙의 방식대로 재해석해 판매하기도 한다.



 시바앙베이커리는 빵을 포장하는 데 쓰이는 스티커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무엇으로 만든 빵인지, 어떻게 만든 빵인지 고객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제작하는 것이다. 유씨는 “고객들에게 감동을 자아내는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더라도 소소한 것 하나에도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 천안시 동남구 충절로 42, 041-555-7011



꼬망스케익



동네 빵집 하나를 굳건히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2호점을 연 빵집이 있다. 천안시 두정동에 위치한 ‘꼬망스케익’은 지난 5월 천안시 쌍용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박창호(44) 사장은 꼬망스케익이 이처럼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프랜차이즈와 다른 맛이 나는 빵”이라고 이야기했다. 전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빵이 아니라 오직 꼬망스케익에서만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야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씨는 기자에게 쌀가루와 쑥을 이용해 만든 빵을 건넸다. 웰빙 바람을 타고 맛뿐 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하는 고객들의 취향에 맞게 만든 빵이라고 했다. 우리밀을 사용하고 유기농 제품, 유정란을 쓰는 것도 결국 ‘건강한 빵’을 만들기 위한 주인장의 노력이다.



 인터뷰 중 케이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케이크 앞에 ‘24시간 경과, 30% 할인’이라는 표시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모르는데 굳이 표시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고객과의 ‘신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판매되는 빵마다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도 고객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고 이를 통해 신뢰를 쌓는 방법이다.



●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160, 041-568-1156 /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1539, 041-578-1156



글=윤현주 객원기자 20040115@hanmail.net,

사진=채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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