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도권 기업 유치 사각지대 천안, 올 상반기 실적 '0'

중앙일보 2014.08.28 00:06 2면 지면보기
천안 백석산업단지 전경.


천안시가 수도권 기업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투자활성화 정책에 따른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수도권 인접 지역인 천안의 경우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수도권 기업 유치 현황과 대책을 알아봤다.

"수도권 인접 지역으로 분류
충남 지역 다른 시·군보다
정부·지자체 지원 규모 작아"



천안시 기업지원과 투자통상팀. 팀장을 포함해 직원 3명이 수도권 기업 유치를 담당하고 있다. 이 부서의 요즘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올해 상반기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업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1개 기업이 수도권에서 이전했는데 고용인원은 고작 10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개 기업 이전해 10명 고용



이로 인한 경제 유발 효과는 통계조차 잡히지 않을 정도 미미한 수준이다. 직원들이 출장도 마다하지 않고 서울과 경기도 일대를 누비며 입주 시 지원 혜택과 입지여건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없다. 직원들은 수도권에서 공장을 이전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천안을 매력적인 곳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원종민 팀장은 “올해 수도권에 있는 기업 6곳이 시청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담을 요청해 시에서 할 수 있는 각종 지원 시책과 입지여건을 설명했지만 공장 증설이나 이전 의사를 밝힌 곳이 한 곳도 없다”며 “지원금이 예전보다 크게 줄었고, 특히 천안은 충남 지역 다른 시·군에 비해서도 지원 규모가 적어 기업 유치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실제 천안은 수도권 인접 지역으로 분류돼 충남 지역 타 시·군보다 지원 혜택이 크게 낮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지방자치단체의 지방투자기업 유치에 대한 국가의 재정자금 지원 기준’을 보면 천안과 아산, 당진은 다른 충남 지역 시·군보다 지원 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중소기업이 이전할 경우 이들 시·군은 입지지원금(부지 구입에 대한 보조금)과 설비투자금을 각각 투자금의 9%씩 지원해 준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입지지원금이 아예 없다.



 이에 비해 서산·홍성·보령·공주·논산·계룡·태안 같은 지역에서는 입지지원금 30%, 설비투자금 12%을 지원할 수 있다. 예산·청양·부여·서천·금산·태안기업도시는 이보다 높은 입지지원금 40%, 설비투자금 22%를 지원한다. 일반지역과 성장촉진지역은 중견기업이 이전해도 입지지원금을 각각 10%, 20% 지원해 준다.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천안을 비롯해 아산, 당진은 사실상 수도권 기업 유치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국비와 지방비 매칭 비율도 차이를 보인다. 천안은 국비 4.5대 지방비 5.5다. 이에 반해 일반 지역은 국비 6.5대 지방비 3.5이고 성장촉진지역은 국비 7.5대 지방비 2.5로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몫이 그만큼 적다. 천안은 이마저도 지난해 5대 5에서 5% 늘어나 재원 부담이 더 커졌다.



수도권 규제완화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천안시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제5산업단지와 풍세산업단지 투자유치 촉진 ▶인터테크노밸리산업단지(직산·성거읍 일대) 조성 ▶중견기업에 대한 연구자금 집중 지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조기 조성 ▶기업 이전 시 인센티브 확대 ▶관내 자동차 및 디스플레이 기업 계열사 유치 및 추가증설 촉진 ▶공장 인허가 단축 같은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도권 기업을 끌어들이는 직접적인 결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시가 국비 지원 규모와 지원 비율에만 의존하지 말고 기업 판로 개척 지원이나 경제기관 인프라를 활용해 수도권 기업을 유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판로 개척, 인프라 지원 필요”



충남발전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수도권 이전 기업이 충남 지역만 1000여 개에 달했지만 이후 해마다 200여 개로 급감했다. 연구원은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기조가 수년간 진행돼 왔고, 현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정부의 의지라면 지자체에서 지방투자촉진보조금만 탓할 것이 아니라 자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백운성 충남발전연구원 산업경제연구부장은 “비수도권의 다른 시·군도 수도권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히 천안의 경우 수도권 인접 지역이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규모가 더욱 낮은 실정”이라며 “기업인이 지방에서도 경영활동에 어려움이 없도록 판로 지원 시스템 같은 지원책이나 충남테크노파크, 충남경제진흥원 같은 경제 관련 공공기관과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춰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강태우 기자 ktw76@joongang.co.kr, 사진=채원상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