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농·마·드: 농부 마음 드림] (21) 일곱 청년이 생산하는 '장수 사과'

온라인 중앙일보 2014.08.26 09:30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도움을 받아 전국에서 착한 생산자들의 특산물을 발굴해 연재한다. 특산물 하나 하나에 얽혀있는 역사적 기록과 사연들, 그리고 그걸 생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꾸 늙어만 가는 농촌을 살리자고 일곱 명의 농촌 청년들이 의기투합했다. 전북 장수군 장수읍 에 있는 ‘장수 신농(新農) 영농조합법인’. “고향을 지키자”는 청년들의 다짐은 그렇게 결실을 맺었다. 이들이 재배하는 건 사과다. 청년이라고 하지만 20대는 아니다. 모임의 맏형인 김경훈 대표는 43살이고 막내 황정욱씨는 37살이다. 그래도 시골에선 다 ‘청년’이다. 김 대표를 비롯한 조합원 모두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다들 부모님이 평생 경작하던 과수원이 계승할 사람이 없어 문을 닫게 되자 내려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내세운 신농(新農)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로 새롭다는 신(新). 아버지 세대의 전통과 새 시대의 농법을 접목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귀신 신(神). 귀신처럼 농사를 잘 짓자는 다짐이다. 마지막은 젊은 사람들끼리 뭉쳐 ‘신’나게 농사를 짓자는 결의.



전북 장수군은 원래 사과가 유명한 지역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저희 과수원에 장수군에서 가장 오래된 37년 된 사과나무가 있어요. 처음엔 3개 농가에서 사과를 재배하기 시작했지요. 한데 지구 온난화 때문에 사과 농사가 점점 잘되기 시작한 겁니다.”고 말한다. 신농 법인에 속한 7개 농가들의 과수원은 해발 550m에서 650m 사이의 고지에 있다.





“사과는 발육기인 6~8월에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클수록 더 달고 붉게 되지요. 높은 지역일수록 일교차가 심해지는데 여기는 18도까지 벌어져요. 같은 장수군인데도 이 지역은 평균 4도 정도 낮고 한여름 낮엔 33도까지 치솟았다가 해가 지면 15도 밑으로 떨어지죠. 일조량도 많고 꾸준하게 적엽(사과의 광합성을 위해 잎을 따주는 일) 작업을 해 사과의 당도가 높고 빛깔이 좋습니다.” 김 대표의 설명이다. 신농의 사과 당도는 평균 15브릭스(brix)로 매우 단 편이다.



7개 농가를 합쳐 약 9만평의 과수원에서 연간 1,400여 톤의 사과를 출하한다. 여러 농가가 짓다 보니 일 년에 총 네 차례나 수확을 한다. 8월 중순에는 조생종인 아오리(쓰가루)를 딴다. 이른바 초록 사과인데 저장 기간이 20일 정도 밖에 안 돼 바로 팔아야 한다. 8월 하순엔 중생종인 홍로가 출하된다. 신농의 사과 출하량 중 50%를 차지하는 대표 품종이다.



추석 명절용이다. 껍질이 짙은 홍색이고 속살은 희다. 크기는 작지만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9월 말 경엔 중생종 하니(시나노스위트)를 수확한다. 하니는 아오리(쓰가루)와 부사(후지)를 교배한 종(種)이다. 1993년에 등록됐다.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껍질의 붉은색이 더 짙어지고 과육이 단단해지는 특징이 있다. 신농 재배 사과의 5% 정도 밖에 안 되는 희소성 높은 품종이다.



마지막 수확기는 10월 하순부터 11월 상순이다. 만생종인 부사(후지)를 딴다. 껍질은 연홍색을 띠고 과육은 황백색인 부사는 가을과 겨울에 먹는 대표 품종이다. 저온 저장을 통해 다음 해 6월까지 유통이 가능하다.



껍질째 먹는 영양소 많은 사과



신농의 사과는 껍질까지 먹어도 된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사과농사를 지으며 농약을 전혀 안 쓴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친환경 저농약이어서 사과에 농약 성분이 전혀 없습니다. 착색제나 비대제 또는 호르몬제 등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요. 억지로 크기를 키우고 색을 내면 과육이 버석거려서 맛이 나질 않아요. 아침에 먹는 사과는 보석이라고 하잖아요? 사과 껍질에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 장 운동을 부드럽게 자극해 배변활동을 수월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사과는 소화에도 시간이 좀 걸리니까 식욕을 억제해 다이어트에 좋아요. 껍질과 껍질 바로 아래에 섬유질과 비타민C 등 각종 영양소가 몰려 있으니 껍질을 먹어야 사과의 영양소를 제대로 먹는 겁니다.” 신농에서 생산하는 사과는 농약 무(無)검출 판정을 받아 서울시 친환경 급식 학교와 초록마을, 생협 등에 납품된다.



신농의 일곱 농부들은 과수원 토양에 화학비료 대신 친환경 퇴비를 뿌린다. 또 팔마균(미생물 배양체)을 미강(쌀가루)에 섞어 뿌리기도 한다. 나무에는 잡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엑기스와 바닷물, 목초액과 동물성 아미노산을 살포한다. 이 모두가 사과나무가 병해충으로부터 스스로 강해지게 하는 재배방법이다.



“친환경 농법으로 지으니까 과수원에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살아요. 이걸 잡아먹으려고 들쥐와 두더지가 몰리는데 사과나무의 뿌리를 갉아먹어 문제를 일으키죠. 뿌리가 약해지면 겨울에 나무가 얼어버릴 위험이 높아지고, 병에 걸리거나 말라 죽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개들을 많이 키웁니다. 개들이 들쥐나 두더지가 땅을 파는 소리를 듣고 달려가서 쫓아버리거든요. 개가 없으면 사과 농사를 못 짓는 거죠.” 그 얘기를 하며 김 대표는 어린 아이처럼 활짝 웃었다.



박성용 sypark@joongang.co.kr



위 상품에 대한 구매 정보는 농부마음드림 : 농마드 사이트 (www.nongmard.com) 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