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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힘 빌려 … 박영선 '비대위장 사퇴론' 에 반격

중앙일보 2014.08.25 02:19 종합 5면 지면보기
새정치민주연합 2차 시·도지사 예산정책협의회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왼쪽)은 이 자리에서 “이제 여야 대표와 유족 대표가 마주앉는 3자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자 대면이든 무엇이든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모든 것을 열고 훨씬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박 위원장의 말에 힘을 실었다. 왼쪽부터 박 위원장, 박 시장, 권선택 대전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형수 기자]


“됐어요. 이제 그만하세요.”

강경파 압박에 오늘 의총 고비
박 위원장, 당 소속 시·도지사 만나
"협상 최선 다했다" 발언 끌어내
박지원은 ‘재재협상-신임’ 절충안



 휴일인 24일 낮 12시30분쯤 당 대표실에서 소속 광역단체장들과 ‘예산 정책협의회’를 끝내고 나온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대위원장)이 목소릴 높였다. 기자들이 자꾸 비대위원장직 사퇴론을 물었기 때문이다.



 집권여당과 세월호 유가족 사이에 끼여 옴짝달싹 못하는 세월호특별법 정국, 박 위원장은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대위원장 사퇴론’과도 싸우고 있다. 그가 겸직 중인 비대위원장직과 원내대표직 중 비대위원장직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3선 이상 중진들 중 일부가 22일 “당 재건과 대여 협상을 한 사람이 맡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이 주장은 이제 당 전체로 옮겨붙을 조짐이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중진들은 “박 위원장 흔들기가 아니며 현실을 고려한 충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박 위원장 측에선 “지역위원장 임명권을 쥔 비대위원장에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혀 차기 당권을 잡으려는 계파 수장들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한다. 그래서 25일 의원총회에선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비대위원장-원내대표 분리론’, 당내 강경파들이 주장할 ‘박영선 비토론’ 등이 분출될 전망이다.



 강경파인 유승희 의원은 24일 “박 위원장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박 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반면 중진그룹과 박 위원장 양측 모두에 영향력이 있는 박지원 의원은 “박 위원장이 ‘유가족들에게 거부당한 세월호 특별법 여야합의안을 파기하고 새롭게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소속 의원들은 박 위원장을 신임해 체제를 유지시키는 게 옳다”며 절충론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위원장은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잠재적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시·도지사들을 국회 대표실로 불렀다. 이들의 힘을 빌려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압박하기 위해서지만, 당 내 반대파를 겨냥해 힘을 과시하려는 시위의 성격도 담겨 있다.



 박 시장은 “3자 대면이든 무엇이든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모든 것을 열고 훨씬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새정치연합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한다. 유족들의 생각을 담지 못해 혼란은 있지만, 많은 노력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해 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유가족들의 많은 기대를 야당이 실현시키지 못해 죄송하다”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새정치연합도 노력할 것”이라는 친노그룹 출신 안 지사와는 뉘앙스가 달랐다. 안 지사는 “대통령은 유가족과 시민 사회, 야당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라. 이것은 대통령밖에 하지 못한다”며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겠다고 대통령이 나서지 않는 이상 특별법 협상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여당에 대해선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관점에서 국민의 관점으로 옮겨 가라”고 촉구했다. 안 지사는 이날 “정치의 본령은 대안을 만드는 일인데, 현재의 정치와 국가지도력은 이 국가적인 과제를 슬기롭게 풀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 전체의 자성도 촉구했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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