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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쳐 주세요" 시각장애 소년 약속 지킨 이승엽

중앙일보 2014.08.25 00:57 종합 30면 지면보기
삼성 이승엽이 24일 SK와의 경기에 앞서 시각장애인 공민서 군에게 시구할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이승엽(38·삼성)이 사랑의 홈런을 때려냈다.


눈 나빠지기 전부터 열성팬
"승엽 형 홈런 소리 정말 좋아"

 이승엽은 24일 대구에서 열린 SK와의 홈 경기에서 0-5이던 5회 말 밴와트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27호 대포를 터뜨린 이승엽은 NC 테임즈와 함께 홈런 공동 3위에 올랐다. 이승엽의 홈런으로 삼성이 SK를 따라붙기 시작했으나 결국 8-11로 졌다.



 이기진 못했어도 이승엽의 홈런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경기 전 이승엽과 만난 공민서(13·대구 광명학교 6) 군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홈런이었다. 민서 군은 이승엽의 열성팬이다. 시력이 나빠지기 전에 봤던 이승엽의 타격을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눈이 흐린 지금은 홈런타구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단다. 이 사연을 들은 삼성 구단은 민서 군을 대구구장에 초대했고, 이승엽이 시구 도우미로 나섰다.



 이승엽에게 민서 군은 “오늘 홈런을 쳐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두 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던 이승엽은 이날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몰아쳤다. 민서 군에게도, 이승엽에게도 꿈 같은 한 방이었다. 이승엽의 홈런은 마치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뉴욕 양키스)의 ‘예고 홈런’ 같았다. 루스는 1926년 세인트루이스와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말을 타다 크게 다친 조니 실베스터라는 11세 소년에게 ‘널 위해 홈런을 치겠다’는 메시지를 적은 사인공을 보냈다. 루스는 소년과 약속한 4차전에서 홈런 3개를 때려냈다.



 NC는 서울 잠실에서 두산을 2-1로 이겼다. 6연승을 달린 NC는 2위 넥센을 2경기 차로 추격했다. 부산에서 LG는 롯데에 6-5로 재역전승했다. 6위 롯데는 6연패에 빠졌다.



대구=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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