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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탐하던 동충하초 면역력 증강 효과 있네

중앙일보 2014.08.25 00:04 주말섹션 11면 지면보기


대륙을 다스렸던 고대 중국 황제와 근세의 정치 지도자는 피로에 지친 몸을 어떻게 다스렸을까. 젊음을 갈망한 양귀비와 불로장생을 염원한 진시황부터 93세까지 장수한 덩샤오핑까지 예외 없이 애용했던 건 다름 아닌 ‘버섯’이었다. 인삼·녹용과 함께 동양의 3대 명약으로 꼽히는 ‘동충하초(冬蟲夏草·사진)’ 얘기다.

현미에서 키워내 효능 배가
"신장 강화, 독소 배출 도와 혈당 억제 효과 밝혀져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쓰여"



국내 드라마 ‘대장금’에서 과로 때문에 지친 왕에게 보양식으로 진상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홍콩·대만·일본에서는 한때 동충하초 신드롬이 일기도 했다. 여름의 끝자락, 폭염으로 바닥을 드러낸 체력을 보강하고 환절기에 대비해 면역력을 챙겨야 할 때다. 왕의 밥상에 올랐던 약재인 동충하초로 가족 건강을 챙겨보는 건 어떨까.



생체에너지 효율 높여 지구력 향상



동충하초의 뜻은 ‘겨울 벌레, 여름의 풀’이다. 실제 동충하초는 겨울에 벌레의 영양분을 먹고 자라 여름이 되면 버섯으로 피어난다. 예로부터 신장 기능을 높이고, 독소 배출을 도와 피로를 감소시키고 체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고대 중국 청나라 의서 ‘본초종신’에는 “폐를 보호하고 신장을 튼튼히 하며, 기침·출혈을 멈추게 하고 담을 삭인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에서는 강장제로서 효과가 인정돼 병치레 후 보양을 위한 한방 약재로 널리 사용된다. 이렇다 보니 동충하초의 수요가 높아 가격이 폭등하는 일이 빈번하다.



동충하초의 효능은 현대과학에서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동충하초 전문가인 강원대 농업생명과학대 성재모 명예교수는 “동충하초 균사체에서 추출한 다당체가 혈당을 억제하는 효과가 밝혀져 동충하초를 활용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 연구가 활발하다. 간 기능을 개선하고, 중성지방·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동충하초의 효능을 가늠케 하는 일화가 있다. 1993년 독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0m·1500m·3000m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상을 휩쓸었던 중국 여자육상대표팀 ‘마군단(馬軍團)’이다. 이들은 동충하초를 먹으며 고지대에서 고된 특수훈련을 견뎠다. 실제 중국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동충하초가 생체에너지 효율을 높여 피로를 빠르게 회복하고 지구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동충하초가 과학과 만나면서 효능도 진화한다. 최근에는 곤충이 아닌 현미에서 키워낸 ‘현미 동충하초’가 주목 받고 있다. 무농약으로 재배된 현미를 가공해 배지를 만들고, 동충하초 균을 접종해 재배한다. 동충하초의 효능에 현미의 단백질·당질·지방질·미네랄 성분이 더해져 면역력을 높이는 효능이 강화됐다.



인체 위약 시험에서 효과 입증돼



면역반응이 활성화됐는지 가늠하는 주요 지표는 NK(자연살해)세포와 사이토카인이다. NK세포는 인체에 침입한 세균·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대표적인 면역시스템이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에서 분비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신체의 면역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핵심 신호물질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제약회사와 함께 차세대 바이오그린 공동연구의 일환으로 현미 동충하초의 효과를 밝히기 위한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했다. 실험 쥐를 대상으로 동충하초 추출물을 1일 1회, 12일간 먹였더니 NK세포와 사이토카인의 양이 늘었다. 면역세포와 면역물질 생성이 활발해진 것이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위약(가짜약) 시험에서도 효과가 있었다. 건강한 성인 남성 78명을 대상으로 현미 동충하초 추출물과 위약을 섭취토록 했다. 1일 2회(1.5g), 1회 2정씩 4주간의 실험에서 동충하초 추출물 섭취군의 인체 내 면역반응은 위약 대비 18~28% 높아졌다. 위약 시험은 약 효능의 믿음·기대가 진짜 약을 투여했을 때와 유사한 효과를 내는 플라시보 효과를 배제하고, 약의 실제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시험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현미 동충하초를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로 인증했다.



동충하초 어떻게 먹나



동충하초는 대체로 즙을 낸 진액 형태로 된 제품이 주로 유통된다. 반면에 현미 동충하초는 진액보다는 생초·건초·분말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생초나 건초는 향과 맛이 좋아 생으로 먹기도 한다. 밥에 넣거나 차로 끓여 마셔도 좋다. 바쁜 현대인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정제’ 형태로 된 현미 동충하초도 있다. 동아제약의 ‘동충일기’ 같은 제품이다. 식약처에서 면역기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음을 검증한 건강기능식품이다. 성재모 명예교수는 “현미 동충하초를 분말화해 알약 형태로 만든 것으로 복용이 쉽고, 손쉽게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평소 현미 동충하초에 관심이 있었지만 엄두가 안 났던 사람에게 권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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