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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척추관 모양 사람마다 제각각 '삼엽형' 협착증 치료 까다로워

중앙일보 2014.08.25 00:04 주말섹션 7면 지면보기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척추의 모양은 누구나 똑같다? 틀린 말이다. 사람의 얼굴이 다르듯 척추 모양도 다르다.



 최근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조모(61)씨의 사례를 보자.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4∼5시간 산을 탈 정도로 허리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오래 걸으면 허리에 통증이 엄습했다. 그는 요통 때문에 최근 친구들의 에베레스트 산행 제의도 거절해야만 했다. ‘등산과 운동을 하면 허리가 더 튼튼해져야 하지 않을까’. 그는 억울한 생각까지 들어 병원을 찾았다. X선 촬영과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해보니 다른 사람과 척추 모양이 달랐다. 이른바 ‘삼엽형 척추관’이었다. 이런 모양의 척추관을 가진 사람은 척추관협착증이 빨리 온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 들어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척추관의 모양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형으로 나뉜다. 삼각형·원형·삼엽형이 그것이다. <그림> 척추관의 형태가 삼엽형(세 이파리 형태)인 사람은 신경 통로가 쉽게 좁아진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심하고, 치료도 쉽지 않다.



 반면에 삼각형이나 원형의 척추관은 척추관 협착이 심하지 않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를 하는데도 척추 모양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예컨대 척추관 모양이 삼각형이나 원형인 환자에겐 비수술 치료가 훨씬 편하고, 효과도 좋다. 비수술 시술은 매우 간단하다. 메스로 절개하지 않고 카데터(관)를 집어넣어 치료하므로 고령 환자도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신경성형술 시술은 C-암(X선)이 장착된 1㎜ 정도의 특수 카데터를 척추의 염증 부위에 접근시켜 치료한다. 이 카데터를 추간판과 신경 압박 부위까지 정확하게 집어넣어 눌린 신경에 약물을 주입해 풀어준다.



 장점은 정확하고, 안전하다는 것이다. 의사는 시술 도중 영상을 보면서 환자와 대화하며 치료한다. 척추 통증과 자극 여부를 묻기도 하고, 염증·유착 위치를 확인해 얘기해 줄 수도 있다. 주입한 약물은 고루 퍼져 눌린 염증을 없애주고, 신경유착을 풀어준다. 신경성형술은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5~10분의 짧은 시간이면 시술할 수 있어 지병이 있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삼엽형의 척추관협착증을 가진 사람은 척추관이 좁아 신경성형술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시술을 받고 불편함이 계속되거나 재발하는 사람 중엔 이런 유형이 많다. 삼엽형은 신경 압박이 쉽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환자는 절개를 통한 수술을 권한다. 다행히 수술도 예전에 비해 많이 간단해졌다. 환자가 동반질환을 갖거나 고령인 점을 감안해 수술 부담을 줄인 미세현미경감압술을 시행한다. 보통 부위마취로 진행하며, 절개 부위도 작다. 1.5~2㎝ 절개로 20~30분이면 수술이 끝난다. 고령화 사회에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술도 덩달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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