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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딸 살해 혐의’ 이한탁씨 25년 만에 석방

온라인 중앙일보 2014.08.23 13:51
친딸을 방화·살해한 혐의로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미국 교도소에서 복역해 온 이한탁(79)씨가 25년 만인 22일(현지시간) 석방됐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해리스버그에 있는 연방법원 중부지방법원에서 최종 보석 석방을 허락 받은 이한탁씨는 법원 건물을 나온 뒤 보도진 앞에서 미리 준비한 소감문을 낭독했다.



보석 석방된 이한탁씨는 "남은 인생을 알차고 보람되게 살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탁씨는 "아무 죄도 없는 저를 25년1개월이나 감옥에 넣고 살라고 했다. 세상천지 어느 곳을 뒤져봐도 이렇게 억울한 일은 역사에 없을 것"이라며 "오늘 드디어 죄 없는 한 사람으로 보석이 됐다"며 벅찬 기쁨과 감사를 한인 교포, 변호사, 구명위원회 등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철도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하다 1978년 뉴욕에 이민 온 이한탁씨는 퀸즈 엘머스트에서 아내와 두 딸 등 가족과 함께 맨해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다. 그러나 딸 지연씨가 심각한 우울증을 앓게 됐고 이한탁씨는 다니던 교회에서 기도를 권유받아 사건 전날 지연씨와 함께 포코노의 수양관으로 갔다.



뉴욕중앙일보에 따르면 이한탁씨는 수양관에 도착후 오두막 형태의 숙소에서 취침했고 오전 3시경 매캐한 연기 냄새에 잠을 깼다. 이한탁씨는 황급히 소지품을 들고 밖으로 탈출했다가 딸이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들어갔으나 이미 내부에는 검은 연기로 가득했고 눈을 뜰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지연씨는 화장실 앞, 붕괴된 지붕 잔해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화재 원인은 숙소가 낡은 건물이라는 점을 들며 누전 때문인 것으로 판단됐으나 수사 과정에서 방화 사건으로 바뀌었다. 검찰은 이한탁씨가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짐을 챙겨 나왔고 평상복 차림에 기름 같은 발화물질이 묻어 있었다는 등을 들어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리고 재판부는 이한탁 씨에게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2012년 제3순회 항소법원은 중부지법에 증거 심리를 명령했고 올 5월 29일 개최된 증거 심리에서 수사 당시 검찰이 적용했던 기법이 비과학적이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는데 검찰 측도 이를 인정했다. 이후 지난 19일 중부지법은 이한탁 씨에게 적용된 유죄 평결과 형량을 무효화할 것을 판결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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