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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본관·관저·비서동·지하벙커 … 대통령, 업무공간 옮겨다니는 까닭은

중앙일보 2014.08.23 02:30 종합 4면 지면보기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지난 4월 16일 7시간(오전 10시~오후 5시)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위치와 관련해 “(청와대) 경내에 계시면 어디든지 대통령 집무실”이라고 밝혔다. 이후 박 대통령의 업무 공간은 관심의 초점이 됐다.


'7시간' 답변 계기로 본 집무실
북 무인기 등 대비 경호 강화 차원
"본관 집무실 너무 넓어 집중 안 돼"

 김 실장의 말대로 박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집무실뿐 아니라 청와대 경내의 여러 공간을 옮겨 다니며 집무실로 쓰고 있는 것으로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청와대 경내에는 본관 2층, 관저, 비서동(위민관), 지하벙커(지하별관) 등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2일 “박 대통령은 여러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을지연습(8월 18~21일) 기간을 맞아 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무회의가 열린 지난 19일에도 본관 집무실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청와대 참모진에게 보고를 받았다. 박 대통령이 여러 집무실을 두루 활용하는 건 경호상의 이유가 크다고 한다. 지난 3월 경기도 파주에 추락한 북한 무인항공기가 청와대 상공에서 고도를 낮춰 사진을 찍는 등 북한의 도발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경호가 강화됐다. 김 실장은 국회 답변 당시 “대통령이 경내에 계셔도 우리가 경호상 그 위치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경호 문제 외에 박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다. 청와대 경내에서 행사가 있으면 그와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한다고 한다. 청와대 경내 행사라고 해도 본관 집무실에서 이동하려면 차로 4~5분 정도 이동해야 한다. 이 경우 대통령뿐 아니라 수행원 등도 함께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움직이느라 발생하는 수고가 커진다.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집무실을 사용하는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본관 2층의 집무실은 중형 아파트(30평·99㎡)보다 큰 규모다. 입구에서 책상까지 거리가 15m에 달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무실을 처음 본 뒤 “테니스를 쳐도 되겠구먼”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홀로 쓰는 공간으로는 부담스러운 규모라 청와대 관계자들이 “본관 집무실은 업무 공간으로선 그다지 좋은 공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관저도 사무 공간의 하나다. 박 대통령의 업무는 관저에서 시작된다. 매일 오전 6시50분 관저로 국가안보실의 첫 보고서가 전달된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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