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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탁 기자의 교육카페] 학원 스케줄만 촘촘히 짜지 말고 숙제 잘 해가는지 챙기세요

중앙일보 2014.08.21 02:04 종합 16면 지면보기
‘초등학생 영어학원 옮겨볼까 하는데 어디가 좋을까요?’



 자녀 교육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에 학부모들이 올리는 질문 중에는 어떤 학원이 좋은지 묻는 내용이 유달리 많습니다. 소문난 학원에 대한 정보부터 집 가까운 학원들을 비교해 달라는 요청까지 질문과 댓글이 이어집니다. 아이들이 지겨워하지는 않는지, 숙제가 과하지는 않은지 등 엄마들의 탐색은 꼼꼼합니다. 사교육비 지출이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수소문한 학원에 보내기만 한다고 아이의 학업 수준이 높아지는 건 아닙니다. 사교육을 시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학부모가 허다합니다. 초·중·고생 대상 학원 원장들의 경험을 들어봤더니 ‘어떤 학원을 보내느냐’보다 ‘어떻게 다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학원 관계자들은 우선 학원에서 듣는 수업을 공부 전체로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아무리 다녀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숙제를 하지 않으면 복습과 예습을 건너뛰는 셈이라서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는 겁니다.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효과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습관이 잡히지 않은 초등학생이라면 부모가 점검해 주는 게 필요합니다. 맞벌이로 바쁘다고 학원 스케줄만 촘촘히 짜줄 뿐 어떤 과제가 있는지, 문제를 풀고 채점은 해봤는지 등을 챙기지 않으면 돈은 들이는데 남는 건 없을 공산이 큽니다. 한 원장은 “ 공부할 양을 정해 주고 스스로 하도록 한 뒤 엄마가 함께 체크하며 모르는 부분을 다시 검토하는 과정을 꾸준히 밟으면 집에서도 충분히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학생은 학원에 다닐 마음이 없는데 엄마에게 떠밀려 등록하면 성적 향상 효과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교육을 받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표하는 아이를 억지로 보내면 조기에 포기하거나 결석해 부모와 자녀 사이만 나빠진다고 하네요. 이런 이유 때문인지 어떤 학원에 다닐지를 직접 선택한 학생이 부모가 정해 주는 학생보다 실력이 향상되는 경우가 많다고 학원 관계자들은 전합니다.



 중독으로 의심될 만큼 스마트폰이나 게임에 빠져 있는 학생이나 너무 소란스러운 아이들은 학원에 나와도 집중하지 못합니다. 학원에선 다른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려고 해당 학생에게 조용히 하라고 요구하기 일쑤인데, 이 과정에서 자칫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입기 쉽답니다. 부모가 학원을 자주 빠져도 괜찮다고 여기면 진도를 놓치고 들어간 강의에서 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 흥미가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난이도 높은 교재를 사용하는 곳을 선호하는 학부모가 많지만 학생 실력에 맞는 교재로 배워야 흥미를 잃지 않습니다.



김성탁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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