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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인사청문회서 생애 첫 모멸감 느껴”

중앙일보 2014.08.19 19:47 종합 12면 지면보기
“현장에서 정말 생애 최초로 자괴감과 모멸감을 느꼈습니다.”


정운찬 "사생활·능력 분리 검증을”

 19일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인사 검증 보도의 현주소와 개선점’이란 제목의 세미나에 특별 연사로 나온 정운찬 전 총리의 말이다. 그는 2009년 9월 당시 총리후보자로 인사청문회에 나선 기억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지난 청문회 과정을 회상하며 “산모에게 난산의 고통을 그대로 복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청문회 과정을 되돌아본 건 “인사청문회 제도와 언론 보도 행태를 재정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사명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총리는 “정치공세보다 타격이 더 큰 게 언론공세였다”며 정치권이 제기한 의혹을 그대로 보도한 언론을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여와 야로 나뉜 국회처럼 지향점에 따라 편이 갈린 미디어들은 그저 ‘받아쓰기’로 만족하고 있었다”며 “언론의 인사검증 보도가 선정적이고 과도한 경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준비해 온 원고를 차분히 읽던 정 전 총리는 “불난 데 부채질한 격으로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데 급급하지 않았습니까? 언론의 정도를 걸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신문과 방송이 몇이나 될까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인사청문위원들에 대해선 “진짜 국민의 대표라면 자신들의 행복과 안녕을 책임질 총리나 장관에게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혹독한 질문공세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부적절한 사람을 통과시키는 것도 오류지만, 적절한 사람을 통과시키지 않는 것은 더 큰 오류”라며 인사청문회에서 사생활 부분은 비공개로 하고 공직 수행 능력과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은 공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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