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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산길 헤매다 사망” 결론…다른 단서 못 찾아

중앙일보 2014.08.19 15:19
전남 순천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은 구원파나 금수원 측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산길을 헤매다 사망한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경찰은 한 달 간에 걸쳐 대규모 수사를 벌였으나 유 회장 사망과 관련된 단서를 전혀 찾아내지 못했다.



유병언 사망사건 수사본부는 "유 회장이 순천 송치재에서 은신했던 사실은 개인비서 신모(33·여)씨 등 일부 측근 외에는 알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유 회장이 구원파나 금수원 측의 도움 없이 홀로 송치재 별장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원인 모를 이유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유 회장이 순천으로 피신한 것은 송치재 별장 관리인은 물론이고 순천이나 보성 지역 신도들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송치재 별장으로 은신한 후 금수원 신도들의 조직적인 도피 조력 활동을 받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금수원 신도들은 지난 5월 25일 비서 신씨가 검거된 이후 유 회장이 안전하게 피신한 것으로 보고 안심했다. 검거 당시 신씨는 "새벽에 누군가 유 회장을 데리고 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유 회장이 타살 등 범죄로 인해 사망하지는 않은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두 차례에 걸친 부검과 법의학적·법곤충학적 분석 내용 등을 종합한 결과다. 경찰은 "모든 과학적 수사와 관련자 50여 명을 수사한 결과 유 회장 사망이 범죄에 기인한 것으로 볼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유 회장이 이동한 동선이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실패해 부실수사 논란을 빚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2일 순천경찰서에 수사본부를 꾸린 이후 한 달여에 걸쳐 대규모 수사를 벌였다. 이 기간 투입된 경찰력만 3800여 명에 이른다. 경찰은 28회에 걸친 정밀수색 결과 소주병과 비료포대, 생수병 등을 발견했다.



모두 유 회장 유류품과 유사한 물품들이지만 행적을 캘 수 있는 직접적인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송치재 인근에 설치된 22곳의 CCTV와 11개의 차량 블랙박스 분석에서도 성과를 얻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청은 일부 CCTV에 찍힌 신원 불상의 인물에 대해서도 판독 불가 결론을 내렸다.



순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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