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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의 보고 (중동) 분쟁의 화약고|뒤엉킨 세계의 이해…내일을 진단한다

중앙일보 1981.01.26 00:00 종합 16면 지면보기
「에너지」의 보고인 중동은 세계의 이해가 엉켜 있어 국제 분쟁의 화약고다. 「이란」-「이라크」 전쟁이 쉽게 끝날 조짐이 없는 가운데 미국이 「레이건」 행정부가 힘의 외교를 제창하며 출범했다. 이를 계기로 원유 문제와 관련 81년의 중동 기류를 긴급 진단해 본다.
<소비국의 대응책>2차 대전 이후 6차례의 대소 소동 겪어|「대체용」 개발 등 안간힘
최근 석유 위기가 또다시 불어닥칠 조짐을 보이자 소비국들은 기름을 절약하고 대체 에너지 개발을 서두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석유 공급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위기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지금까지 6차례의 석유 공급 위기가 발생했었다.
51년 「이란」 석유 산업의 국유화에 따른 분쟁, 56년 「수에즈」 운하 국유화로 일어난 제1차 중동 전쟁, 67년의 제2차 중동 전쟁, 70년 「리비아」의 석유 생산 제한, 73년 제4차 중동 전쟁 (제1차 석유 파동), 79년 「이란」의 회교 혁명과 80년 「이란」-「이라크」 전쟁 (제2차 석유 파동) 등이다.
앞으로도 석유 공급이 끊길 가능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예견할 수 있다. ①산유국에 의한 공급 삭감 ②내분 등에 의한 산유국 행정·관리 기능의 혼란 ③사고·재해에 의한 단유 ④산유 지역에 있어서 전쟁 등에 의한 공급 중단 등.
74년에 「칼텍스」는 국내 석유류 값을 올려주지 않은 우리 정부에 대한 위협 수단으로 유조선의 항해를 중지시킨 일이 있다. 제1차 석유 위기의 과중이었다. 정부는 급기야 석유 배급제를 실시했었다.
석유 파동과 같은 「에너지」 비상에 직면했을 때 각국은 석유류 제품의 수급 불균형을 정책적으로 해소시키기 위해 단계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서독 등은 석유 공급량이 정상 수준보다 7%이하로 떨어지면 석유의 지역적인 분배와 가격 통제를 실시하고 소비 절약을 강화하는 조처를 내린다.
공급량이 7∼12%까지 줄면 미국은 대통령이 석유 비상 사태를 선언하고 비축된 석유를 꺼 내 쓴다. 발전소와 석유를 많이 쓰는 산업체에 대해서는 석유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리고 국내 석유 생산을 극대화시키는 조치를 발동한다. 휘발유 배급제를 실시하고 조명용·광고용 전력 사용을 제한하며 건물의 실내 온도를 제한하는 명령도 내린다.
영국의 경우 석유 사용에 관한 행정 조치를 발동해서 주말에 휘발유 판매를 금지시키고 석유 공급량이 12%이상 줄어들면 석유 배급제를 실시하기 위한 비상 사태를 선포한다.
서독은 단유 규모가 15%까지 이르러도 모든 산업의 생산 활동을 평상시와 같이 하도록 지원하고 민간 부문의 자발적인 소비 절약을 유도하며 단유 규모가 30%에 이르러서야 석유배급제를 실시하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자유 세계의 총 비축 석유는 7억 「배럴」로 1백20일분에 해당한다. IEA가맹국의 평균 비축 물량은 이보다 더 많은 1백50일분에 이른다. IEA의 선진국 21개 나라는 석유 파동과 같은 비상 상태가 발생했을 때 회원국간에 석유를 빌어 쓰고 갚아주는 석유 상호 융통 제도도 마련했다. 작년 10월에 IEA는 중동에 비상 사태가 발생해 석유 공급량이 20% 줄었다는 가상적인 상황하에서 석유 비상 배급제 실시를 위한 도상 훈련을 실시했다.
「에너지」 위기를 처리하는 각국의 처방전은 제1차 석유 위기의 교훈을 어떻게 받아들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행정 기구와 조직에 따라 대응정책은 신속하게 혹은 더디게 처리된다.
미국 「에너지」성 장관의 집무실은 백악관에도 있다. 수시로 대통령과 「에너지」 문제를 논의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에너지」 대책 위원회가 소집되어 신속하게 정부 방침을 의결한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도 대통령 또는 수상 밑에 「에너지」 대책 위원회라는 특별 기구를 두고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나간다.
<중동 둘러싼 기류>"먹느냐 먹히느냐"로 3개파 항쟁|미소의 「재분할 협정」 낳을 지도
중동 정치의 조류는 크게 ▲미국을 「스폰서」로 하는 「캠프데이비드」 체제파 ▲비동맹 중립의 기치를 내걸고 중동 정치의 주류가 되려는 『바그다드」 「리야드」 「암만」 추축』 ▲「시리아」「알제리」「리비아」 남「예멘」 PLO의 「아랍」 전선파 등 세 갈래로 나누어져 있다.
이들 3파는 지금 각기 먹느냐 먹히느냐는 극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캠프데이비드」 체제파가 「이집트」-「이스라엘」 평화 조약으로 무장하면 『「바그다드」「리야드」「암만」 추축』은 남아도는 「오일·달러」를 대항 「카드」로 사용한다. 「아랍」 전선파의 무기는 『「팔레스타인」의 대의』와 「시리아」·소련 우호 협력 조약이다.
81년을 맞아 이들의 항쟁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레이건」 미 정권의 중동 정책은 중동을 「동서 문제」로 취급, 대소 전략의 하나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즉 「아랍」 산유국을 미국의 우산 아래 묶어두어 석유의 안정 공급을 확보한다는 정책이다.
여기에 맞서고 있는 것이 『「바그다드」「리야드」「암만」추축』.
「캠프데이비드」 합의를 전면 반대하고 있는 이 추축과 미국의 협상은 경우에 따라서는 석유 문제와 중동 화평 문제를 분리시켜 『미 연안 제국 안전 보장 조약=「캠프·데이비드」Ⅱ』를 탄생시킬 가능성도 있다.
소련을 등에 업고 있는 「아랍」 거부 전선파에는 「캠프데이비드」 체제파와 『「바그다드」 「리야드」·「암만」 추축』이 모두 적이다.
그러나 미·소가 극적으로 중동 원유 확보를 위해 합의를 본다면 제2차 「얄타」 협정이랄 수 있는 「중동 재분할 협정」 같은 것이 맺어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 경우는 서구 특히 「프랑스」가 그냥 있지 않겠지만 그러나 『강경파는 의외로 양보도 쉽게 한다』는 정치원론을 생각하면 이 안도 하나의 흥정거리로 남게 될 것이다.
「이슬람」 부흥과 독자적 비동맹 노선을 기치로 내걸었던 「이란」도 인질 문제 해결로 노선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미국은 영국보다 나쁘다. 그러나 소련은 미·영보다 더 나쁜 나라다』면서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것이 「인질 해결」 이전의 「이란」이라면 「인질 해결」 이후의 「이란」은 그 시계추가 서방측으로 크게 옮겨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호메이니」 혁명 1단계에서는 「이슬람」 성직자에 의한 종교적 이념적 지도가 먹혀들어 갔다.
그러나 이상만 쫓다가 남은 것은 서민들의 끼니걱정 뿐이었다.
「이란」-「이라크」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 같은 이념적 지도만으로는 국민들을 이끌어 갈 수 없을 것이 분명하며 그렇게 될 경우 「테크너크래프트」를 중심으로 한 현실파의 지원이 필요 불가결해진다.
이미 지난 5일의 대 「이라크」 반공 이후 「바니-사드르」 대통령의 국민적 인기는 크게 높아지고 있다.
「바니사드르」 대통령은 한편으로 「호메이니」옹의 신뢰를 얻으면서 또 한편으로 「테크너크래트」의 힘을 다져 나가는 현실파의 「심벌」이다.
그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대미 강경 노선 일변도의 이념파에 미묘한 영향을 미쳐 이념파 의 분열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혁명 2단계를 맞고 있는 「이란」의 안정은 결국 이념파와 현실파의 정책 조화 여부에 달려있다.
<산유국들의 전략>「버터와 대포」 동시 해결을 꾀해|산유량 제한…「오일·달러」론 금 매입
중동 국가의 경제 정책 기본은 「버터」와 대포 (군사력)를 동시에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금년 6월부터 제3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기간에 들어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곤 대부분 2마리 토끼를 쫓다가 끝나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는 지금까지의 경제 개발 전략에 큰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안보를 강조, 국방비 증가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유전·공업 지대·대도시를 지키기 위한 「레이다」망 확충 및 대공 「미사일」·요격 전투기 확보를 서두를 것이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80년도 석유 수출 수입은 약 1천억「달러」다. 싸우면서 건설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유일한 산유국이다. 「이란」은 그 전망이 매우 어둡다.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다 해도 경제 개발의 전제 조건인 정치 안정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다. 다행히 근대화파 (현실파)가 실권을 쥔다면 석유를 증산시켜 개발을 서두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이번 전쟁을 거울삼아 무엇보다 방위 산업 육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는 국토 면적이 「이란」의 4분의 1 밖에 안 되는 좁은 나라인데다 공업지대 유전이 「이란」 국경 부근에 집중돼 있어 81년의 과제는 대「이란」 방위망 건설이 되지 않을 수 없을 듯. 앞으로 원자 폭탄을 비롯, 방위 산업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기타 소 산유국은 인력이 부족하고 무기 수요도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개발을 크게 서두르지는 않을 듯.
그렇기 때문에 이들 제국의 산유량도 80년 수준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중동 제국의 석유 온존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이 틀림없다.
우선 석유를 팔아 사둘 만한 투자 대상이 없다.
일본 「엔」, 서독 「마르크」, 「스위스」 「프랑」화 등이 아무리 제값을 유지하고 있는 강세 통화라 해도 이 돈보다는 석유를 가만히 땅속에 묻어 두는 것이 더 이익이다. 앞으로 돈 쓸 일은 얼마든지 있다. 무기도 더 사들여야겠고 공업화도 가일층 추진해야한다. 이를 위한 수입원은 오직 석유뿐이며 그 석유가 고갈될 때 중간의 존재가치는 이미 없어진다.
석유 소비국이 아무리 증산을 요구해도 그들은 석유 대신 이익을 확실히 보장해 주는 새 소득원이 발견되지 않는 한 계속 석유를 땅속에 묻어둘 것이 뻔하다. 「오일·머니」의 위력도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80년 말 현재 「오일·머니」의 누적액은 약 3천4백억「달러」에 이른다. 「오일·머니」가 미화「달러」를 기피하는 추세도 더 강화될 것이다.
「오일·머니」의 「달러」 기피 현상은 「이란」의 인질 사태로 미국이 「이란」 자산을 동결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 같은 정치적 「리스크」회피 목적 이외에도「달러」 가치가 해마다 떨어지고 있는데도 큰 이유가 있다. 「오일·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가치 저장 수단은 금이다. 「스위스」 「추리히」 금시장은 지난 80년·유통 금의 50%를 OPEC에 수출했다.
중동 제국의 금 매입·강세 통화 선호 경향은 81년 들어 더욱 두드러질 것이 명백하며 이에 따라 「달러」화의 위신도 조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한 원유 외교>값은 뒷전, 「확보」에 혈안|「지스카르」는 1년간 12회나 중동 방문
작년 세계에서 가장 바빴던 사람들 가운데는 산유국 석유상과 국영 석유 공사 총재들이 끼어있다. 석유 구걸 외교차 소비국물의 고관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석유는 한나라의 생존에 영향을 주는 생명의 물이었기 때문에 석유 외교전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1941년12월 태평양전쟁이 일어난지 열흘 후에 당시 일본 통산성 장관은 『동남 「아시아」 자원을 탈환하고 자주적 공영권을 신설하기 위해 자원 전쟁을 하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알렸다. 그 목적이 어디 있든 태평양전쟁은 석유로 시작해서 석유로 끝났다. 전쟁 이후 지금도 일본은 석유 확보에 전 국력을 쏟고 있다.
일본을 뺨칠 만큼 석유 확보에 미치는 나라가 「프랑스」다.
「지스카르」 대통령은 지난 79년 한햇동안 l2차례나 중동을 방문, 직접 석유 외교를 폈다. 작년 3월에는 대통령 자신이 5개 산유국에 8억「달러」어치의 무기 상담을 벌이고 대신 하루 l백17만「배럴」이라는 엄청난 원유를 올해부터 공급해 준다는 약속을 산유국으로부터 받는데 성공했다.
「콩고드」를 몰고 다니는 「지스카르」 대통령은 「쿠웨이트」에 「미라지 F1」을, 「바레인」에게는 「미사일」 경비정을, 「카타르」에게는 재래식 무기를, 「사우디아라비아」에게는 최신 무기들을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이락」에는 농축 「우라늄」을 팔아 기름을 거둬들였다.
뇌물 수수 여부로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갑자기 석유 공급이 끊긴 「이태리」는 작년 4월 「이라크」에 전투기와 구축함 9대를 넘겨주는 대신 석유를 받아왔고 「베네쉘라」에 조립식 주택을 지어주고 대금을 석유로 결제했다.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당장 쓸 석유가 떨어진 인도는 「산지바」 대통령이 9월 말 소련을 방문해서 1천8백만「배럴」을 얻어왔다. 대신 밀과 쌀을 소련에 보냈다. 사실상의 물물교환이다.
급할 때 석유 꾸어 달라고 해서 꾸어줄 산유국은 아니다. 그 성미를 잘 터득한 나라가 「프랑스」와 「이태리」 일본이다. 자주 드나들며 석유 관계자의 얼굴을 익히고 산유국을 위해 무엇을 도와드릴 수 있는지 하며 최대의 겸양지덕을 보여야한다.
작년 12월 OPEC총회가 열리기 직전 「다나까」 일본 통산성 장관의 중동 순방 「이탈리아」 「프랑스」의 외무·무역·상공 등 각 대신의 줄 이은 산유국 방문은 철저한 석유 외교 전략이었다. 그들의 수뇌 외교는 일상의 다반사다.
이렇듯 정부가 최일선에서 산유국에의 길을 닦아 놓으면 국영 석유 회사나 상사가 뒤따라 들어가 석유 거래의 구체적인 상담을 벌인다. 이들 기업들은 산유국에 줄 수 있는 공장 건설 등 매력적인 「포인트」를 갖고 협상에 임한다.
접개입해서 지원해주는 유력한 무기도 갖고 있다. 관민일체의 석유 외교다. 정부와 기업이 이인삼각으로 뛰어야 석유 외교는 가능한 것이다.
석유 외교에 있어서 최근에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선진 소비국들이 국영 석유 회사를 앞세워 석유 거래를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엘프·아키테누」 서독의 「훼바·오일」, 「이탈리아」의 ENI 등 국영 석유 회사는 지금까지의 「메이저」 활동 영역을 조금씩 침식하면서 자주적인 석유 거래를 트고 있다.
국영 석유 회사들은 부분적으로 「엔지니어링」·섬유 회사 등으로 구성되어 산유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거래는 한결 수월해진다. 산유국의 석유 제품과 석유 화학 제품의 판매까지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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