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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만난 김무성 "세월호법 가볍게 안 봐" … 막판 타결 여운

중앙일보 2014.08.19 01:31 종합 10면 지면보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국회 대표실에서 김병권 세월호가족대책위 위원장(오른쪽) 등 유가족 대표들과의 면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하루 종일 부산스러웠지만 결과는 제자리였다. 여야는 7월 임시국회 폐회(19일) 하루 전인 18일에도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놓고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본회의도 무산됐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오후 4시쯤에야 국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오전 일찍 한강 주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만났지만 협상의 결과물은 없었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 간 이견이 좁혀졌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시간 면담 "필요할 때 연락 달라"
여야 어제 타협 못해 본회의 무산
특별법 오늘까지 처리 못하면
단원고생 대학 특례입학 물거품



 “(박 원내대표와)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우리 정치의 비극인데, 서로의 불신이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와의 불신이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서로 믿지 못해 간극을 못 좁히고 있다.”



 핵심 쟁점은 특검 추천위원회 구성이다. 야당은 국회 몫 4명 중 3명 이상을 야당 인사로 구성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민생법안의 처리를 해준다는 조건이라면, 그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는 기류도 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실정법을 바꿔가면서 할 수는 없다. 법과 원칙을 수시로 바꿔가며 타협한다면 입법부를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그간 “원내 협상은 원내대표의 영역”이라며 협상에 거리를 둬 온 김무성 대표도 움직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처음으로 세월호 유족 대표들과 한 시간 넘게 따로 만났다. “대표가 용단을 내려달라”는 유족들의 요청에 김 대표는 “원내대표 간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이므로 지금 끼어드는 건 어렵지만, 당 대표로서 세월호를 결코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연락을 달라”고 답했다. 듣기에 따라선 막판 타협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듯한 뉘앙스다. 이후 김 대표는 이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만나 향후 협상 전략을 상의했다. 국회 주변에선 결국 김 대표가 결단하는 모양새가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당 쪽은 에누리가 없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이날 오후 당직자들과 회의를 열고 19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회동의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대책을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협상 진행 중에 과도한 요구사항을 밝히지 말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야당은 할 만큼 했다. 이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이 책임질 차례”라고 했다. 이에 앞서 새정치연합은 특별법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른 법안 처리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특별법 타결 없이는 피해학생 특별법안과 국감 분리 실시 법률 개정안 처리는 없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19일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과 조찬간담회를 통해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선 장외투쟁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36일째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건강 문제를 포함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에 관심을 보이면서 형성된 분위기를 타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거다. 박 위원장 측 관계자는 “교황이 가고 난 뒤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유족들이 야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선 의원은 “섣불리 유가족이 반대하는 합의안을 추진하기보단 장외투쟁이든 국회의원 사퇴든 강경한 모습을 보여서라도 본회의에서 특별법 통과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단원고 3학년생들의 대입 특례입학을 허용하는 법안도 무산 위기에 처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수시모집이 9월 6일 시작되기 때문에 특례법이 적용되려면 대학들이 시행 여부를 결정하고 이를 수험생들에게 안내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글=천권필·이지상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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