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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친구 1400만이지만 … 디지털 폐해 걱정하는 교황 "중요한 것 멀어지게 만든다"

중앙일보 2014.08.19 00:55 경제 2면 지면보기
4박5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18일 출국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가톨릭 역사상 디지털 기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즐겨 쓰는 교황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격식·권의주의를 버리고 트위터(@Pontifex)·인스타그램(@newsva)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젊은 세대와 허물없이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 8건의 한국어 트윗을 올리며 한국 네티즌과 소통했다. 지난 4월에는 “한국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저의 기도에 동참해 주십시오”라는 트윗을 올렸다.



 교황의 트위터는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 9개 언어로 운영되고 있으며 14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교황은 올 초 스마트폰으로 찍은 7분짜리 영상 메시지를 유튜브에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이처럼 디지털 친화적인 교황도 디지털 중독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일(현지 시간) 바티칸에 순례를 온 5만명의 독일인 청년 복사(服事, 예식집전을 보조하는 신도)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헛된(futile)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 채팅, 스마트폰 이용, TV 드라마 시청 같은 정보기술(IT) 기기의 이용을 헛된 일의 사례로 꼽았다. 교황은 이어 “기술진보의 산물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도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며 “디지털 세계가 통신선의 네트워크가 아닌 사람 간의 네트워크가 되기 위해서는 고요함과 부드러움, 되돌아봄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간을 선하고 유익한 일에 쓰라”는 게 그가 연설에서 젊은이들에게 보낸 고언이다.



 AP통신은 “청중을 감안해 미리 써온 독일어 원고를 읽던 교황이 ‘시간 낭비’를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자신이 많이 쓰는 이탈리아어로 말을 하면서 신신당부 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가톨릭 교회 세계 커뮤니케이션의 날’ 기념행사에서도 그는 디지털 세계에 갇혀 있지 말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당시 교황은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넷은 신의 선물”이라면서도 “인터넷에 대한 과도한 욕망은 친지 등 가까운 사람들과 멀어지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고속도로를 그저 지나치는 행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사람들 간의 연결 고리는 진정한 소통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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