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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만약 동남아에 '별그대 보험' 을 판다면 …

중앙일보 2014.08.19 00:19 경제 11면 지면보기
김수봉
보험개발원장
국토가 좁아 부존자원이 적고 자체 성장기반이 약했던 우리나라는 해외진출을 통해 전 세계를 우리의 시장으로 확대시키면서 성장·발전해왔다.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 이래 먼저 제조업 상품의 수출이 본격화 되면서 발전을 이끌어 왔고, 2000년대 들어서 정보기술과 제조업을 결합한 상품이 우리의 성장을 주도해왔다. 최근의 문화한류 확산은 문화콘텐츠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우리 경제가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우리 경제는 여러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성장해 온 것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향후 우리경제를 이끌 유망 한류가 금융업’이라고 말한다. 정부도 금융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지원하고 있다. 저성장이 지속되고 인구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진출이 핵심 전략이라는 점에 금융산업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물론 금융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한다고 해서 앞선 성장 동력들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정보기술의 발전은 기존에 제조업에서 확보한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이미지가 결합됨으로서 가능하게 됐고, 문화한류 역시 이들 기반 위에서 구축된 초고속 인터넷망 등을 통해 세계 각국으로 쉽게 퍼져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나름대로 선도하는 위치에 있는 많은 금융기관들이 해외진출을 추진해왔으나 성공보다는 실패한 사례가 많다. 보험산업도 대형 보험회사 위주로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경우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무엇보다도 현지에서 우리 금융회사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 봄에 베트남에서 동남아 지역 진출을 담당하고 있는 보험회사 주재원들과 해외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동남아시아는 우리와 비교적 친숙하고 세계 8위인 우리 보험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지 정책 당국자들이나 보험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한국 보험시장에서 선두기업이고 그룹계열사들이 해당국에 많이 진출해 있는 보험회사조차도 잘 알지 못하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널리 알려진 선진 보험회사들에 비해 사업인가를 받기도 쉽지 않고, 영업 개시 후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 보험회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앞서 알려진 고품질의 제조업과 문화한류 이미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있는 세계일류인 독일 보험회사 알리안츠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은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알리안츠는 독일 제조업체들이 해외로 뻗어 나아갈 때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함께 진출했다. 독일 제조업체가 지닌 고품질의 선진 독일회사라는 이미지를 함께 누리면서 진출함으로서 약했던 보험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었고 이는 성공적인 시장 진출로 귀결됐던 것이다.



 우리 보험회사들의 주 공략 대상국인 동남아시아 나라들에는 많은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들은 해외에서의 사업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보험을 필요로 한다. 보험회사는 이들이 필요한 보험을 판매하면서 토대를 닦는 동반진출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제고된 브랜드 이미지와 한국 제조업의 선진 이미지를 함께 활용하게 된다면 해당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 최근 그 열기를 더해가는 문화 한류를 접목시켜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보험 이미지를 만들게 되면 시장 진입이 더욱 용이해질 것이다. 걸그룹 카라의 이미지를 활용해 홍초음료를 일본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사례는 우리 보험산업도 참고할 만한 하다.



 줄탁동시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알이 부화할 때 어미 닭과 병아리가 안팎에서 껍질을 쫀다는 의미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제조업 한류, 문화 한류, 금융 한류가 호흡을 맞춘다면 훨씬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김수봉 보험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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