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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화 제의에 '불바다' 위협하는 북한

중앙일보 2014.08.18 01:06 종합 30면 지면보기
북한이 어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비난하면서 선제타격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연례 방어훈련인 UFG는 오늘부터 이달 29일까지 진행된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성명에서 UFG를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하면서 “선제타격이 우리가 선택한 임의의 시각에 무자비하게 개시된다는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강력한 물리적 공세가 연속 취해지게 된다”며 ‘불바다’ ‘잿더미’라는 표현도 썼다.



 북한의 이런 예고는 남한의 대화·교류 제의와 방한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반도 평화 메시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한층 더 고립만 부를 뿐이다. 정부는 11일 북측에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19일 갖자고 제의했으며, 박근혜 대통령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민생·환경·문화의 3개 통로부터 열자고 했다. 북한은 대남 군사위협을 당장 중단하고 고위급 접촉에 호응해 나와야 한다. 정부가 고위급 접촉의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한 만큼 대화에 나와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남북이 서로 실천 가능한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뢰가 쌓일 때 대규모 경협이나 정치·군사적 문제도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는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따른 남한의 대북 제재(5·24 조치) 완화나 해제는 대남 위협을 통해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



 북한은 화전(和戰) 양면 전술로 남한을 흔들어 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총참모부가 대남 불바다 위협을 한 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18일)를 맞아 개성공단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등 대표단에게 화환을 전달했다.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의 6·15 공동선언을 강조하면서 남남 갈등을 유도해 보려는 의도가 묻어난다. 북한의 이중적 태도는 광복절 하루 전에도 있었다. 동해로 신형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리면서 다음 달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선수단 명단을 보내 왔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대화에는 인내심을 갖고 신축적인 자세로 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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